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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엽 May 26. 2020

남북전쟁 이후의 경제와   제이 쿡의 파산

미국 경제 역사 이야기 34

남부 경제는 황폐해졌다.


화폐는 모두 휴지가 되었다. 북부의 승리로 남부가 발행한 채권의 지불은 승계되지 않았다.


노예해방으로 남부를 떠나는 흑인들이 증가하면서, 농업경제의 재편은 불가피했다.


남북전쟁 이후 산업의 발전


살아남은 남부의 농장주는 토지와 목화씨 같은 자산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농장 노동자들에게 지불할 현금이 없었다. 소작농 제도가 점차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토지의 주인이 농업에 필요한 기구와 장비를 빌려준다. 소작농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여 수확량을 계약한 양으로 공평하게 나눈다. 이것이 소작농 제도다.


이 제도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때까지 남부의 농업 체제를 지배했다.



폐허로 변한 남부의 리치먼드  <출처 : 위키피디아>


남북전쟁의 결과는 분열된 연방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더구나 막대한 전쟁 비용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하여 진행했다는 사실은 자부심이었다.


전쟁 이후 미국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북부를 중심으로 공업화는 더한층 가속화되어 급속하게 발전이 됐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철도 산업이었다.


남북전쟁 다시 링컨의 승인 아래 진행된 서부와 동부의 철도 연결은 1869년 대륙횡단철도 건설이 완공되면서 결실을 맺었다. 철도 운송을 기반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대륙횡단 철도 이전까지 워낙 넓은 땅에 각 지역 특성에 적합한 산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남부의 면화 산업, 중서부의 옥수수, 밀 농업, 북동부의 공업지대가 각각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가까운 거리를 이어주는 노선은 있었지만 자주 갈아타고 화물을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운송의 역사  <출처 : 위키피디아>


대륙횡단철도의 완공은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시켰다.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날씨와 지형에 상관없이 규칙적인 속도와 저렴한 비용은 물류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데 기여했다. 산업 경쟁력은 기존의 마차로 운송되던 시대 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철도가 본격적으로 산업의 주역으로 올라섬으로써 서부와 동부 간의 물류에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전쟁을 통해 높아진 산업 생산성은 점차 농업 중심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됐다.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점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자본력으로 중심이 옮겨가게 되고, 그 한가운데에는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있었다. 서서히 금융 자본주의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제이 쿡(Jay Cooke)의 파산


북부의 채권을 팔아 거부가 된 제이 쿡(Jay Cooke, 1821~1905)이 1873년 9월 파산을 맞게 된다. 이 놀라운 소식은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한순간에 공황에 빠트리고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제이슨 제이 굴드(Jason Jay Gould)   <출처 : 위키피디아>


발생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제이 쿡은 제이슨 제이 굴드(Jason Jay Gould, 1836~1892)가 일으킨 1869년 9월의 금 투기 사건(검은 금요일) 영향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이후 금융업에서 손을 떼고 다른 사업을 물색하다가 철도 사업에 주목했다.


당시 1869년은 동과 서의 대륙횡단철도 건설이 완공된 해였고, 철도의 시대가 열리면서 막대한 투자금이 철도 산업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철도사업에 매진하기로 결심,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남북전쟁 당시 그의 명성은 상당히 높았다.


전시채권 판매를 통해 쌓은 명성으로 자금 조달 능력은 검증을 받은 상태였다. 이런 영향으로 그가 시도하는 철도 채권 판매에 대해 투자자들은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었다.



1881년 북태평양 철도 우선주   <출처 : 위키피디아>


그가 주목한 것은 북태평양 철도회사(Northern Pacific Railway)였다.


당시 이 회사는 5 대호의 하나인 슈피리어 호에서 태평양 연안 워싱턴 주까지 이어지는 철도망의 건설을 맡은 회사였다. 그는 연방정부로부터 땅을 불하받아 이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 그 돈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자신의 주특기인 채권 판매를 통해 다시 한번 전성기를 갖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1871년 10월에 ‘시카고 대화재(Great Chicago Fire)’가 발생한 것이다. 이 화재로 약 300여 명이 사망하고 9 km²에 달하는 지역이 불에 탔으며 10만 명 이상의 집을 잃은 이재민이 발생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새로운 도시 개발 수요가 발생되면서 상당한 자금이 이 재건사업에 투자되었다.



시카고 대화재(Great Chicago Fire)   <출처 : 위키피디아>


추가적으로 1873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발생된 금융공황으로 삽시간에 유럽의 투자 자금이 줄어들었다.


철도산업의 특성상 꾸준한 자금이 장기적으로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투자가 멈추게 되면서 금리가 폭등했다.


 거기다 이 철도회사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했다. 공사 중에 철교가 무너지고, 홍수에 철로가 휩쓸려 가는 사태가 속출해 공사의 어려움과 함께 더욱더 많은 자금을 집어삼켰다.



북태평양 철도(Northern Pacific Railway) 네트워크  <출처 : 위키피디아>


결국 유럽에서의 채권 판매 실패와 내외부 악재까지 겹치면서 1873년 9월 제이 쿡은 파산을 하게 되었다.


이때 전국적으로 발생된 것이 1873년 장기불황(Long Depression, 1873~1896), 또는 대불황(Great Depression)이라 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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