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풀리자 친구를 만나다. 천안 <백미한우>
코로나 시국 사이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내가 휴직을 했었고, 친구도 재취업을 했고, 바라던 쌍둥이 아이가 태어나서 곧 돌을 바라본다. 그 긴 시간 동안을 참았던 이야기에 고기를 먹은 만큼 술이 들어가야 는데, 이제는 술보단 고기다. 몸이 말을 안 듣는다는 말이 조금 실감이 났다.
그렇게 공깃밥은 안 먹고, 특수 부위 고기를 한 팩 더 먹고는 마무리하려는 찰나에 한 친구가 한우라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방점은 면으로 끝냈다.
하긴, 술과 고기 후에 국물이 없으면 좀 허전하다. 그래서 배부르게 먹고는 커피를 마시려는데, 택시에 폰을 두고 와서 약 1시간을 기다렸다가 간신히 찾았다. 일정에 없는 일이었지만, 경찰 지구대에서 셋이 앉아서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도 나름 신선했다.
모두 의경 출신이었기에 관심은 있었지만, 시간이 흘렸다는 것을 곳곳에서 느꼈다. 이를테면 의경이 없어졌다는 것과 2002년에 분실한 총기가 얼마 전에 발견되었다는 것까지. 20년은 이어온 인연이라서 이야기는 참 오래 이어졌다.
우리를 만나고 아이들 봐야 하는 친구를 위해서 간단한(?) 해물탕에 소주 한 병 비웠다. 그리고 곧 돌잔치에 보자고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아마 평소에 이렇게 먹었으면,
"돼지세요?" 하고는 놀렸을 것 같은데, 어쩐지 안주도 좋았고 배도 부르지만 그것만 꽉 찬 느낌은 아니었다. 살짝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은 단순히 술기운이었을까? 기분 좋은 아저씨는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