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춘노 Mar 24. 2024

벚꽃과 재첩국수를 함께 했다

구례 <섬진강 재첩국수>에서 벚꽃을 상상하며

  꽃이 피다가 다시 봉우리로 돌아간 느낌. 요즘 날씨를 보면 그러했다. 분명 봄은 온 것 같으나, 비와 바람에 아직 겨울 외투를 놓지 못하고 3월 말이 오고 말았다.


  그래도 봄은 온다.

  그것도 흐드러진 벚꽃은 장관을 이룰 것이다. 아마 그때를 맞춰서 우리 고향에 남쪽에 섬진강 하류는 만개한 벚나무 사이 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들 경관이 생길 것이다.

  봄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난 그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하동 가는 길에 피아골 주변에 국수 맛집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대표 메뉴인 재첩국수는 그릇에 담긴 다량의 부추와 파로 인해서 제주의 설산을 연상시켰다. 꼭대기에 재첩은 봉우리 바위랄까?

  숙취가 있다면 해장국으로 유명한 재첩국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 그 맛에 국수도 올라와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사실 흐르는 섬진강 어느 곳에 자리를 잡고 꽃구경 가는 길에 국수로 끼니를 해결하는 낭만을 몸소 체험하기 좋은 곳이다. 시골 쟁반에 담아 주는 메뉴와 반찬을 담고 2층에 올라와서 눈과 입이 즐거운 신선 놀음이란.

  단, 주문은 키오스크로 물과 음식 이동은 셀프란게 깨는 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랬나 난 비빔국수가 더 감칠맛 났다. 입가에 붉은 소스를 잔뜩 묻히고 먹는 것도 순수해지는 맛이어서 국물과 함께 먹으니 더 좋았다.

  더불어 전병과 도토리묵은 허용하는 위장의 용량이 허락한다면 함께 드셨으면 한다. 운전을 안 하는 사람은 막걸리도 좋다.

  아마 4월의 시작쯤에는 벚꽃도 만개할 것이고 지금도 한창 하동 가는 길이 차로 많이 다니지만, 이 정도는 먹을 여유는 있어야 여행 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급하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나도 서둘러 글을 올려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고픈데 길을 가다 국숫집을 발견하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