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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May 07. 2024

돼지갈비는 내 손에 불향을 남겼다

남원 <홍능갈비>에서 신세민 작가님을 뵙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작가라는 말을 종종 들으면서 가끔 으쓱해졌다. 2020년 12월이라는 시작점에서 물론 브런치는 나에게 많은 글을 올기게 했고, 다른 작가님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창구이다. 다만 내가 작가라는 서로의 호칭을 불렀던 것은 그보다 앞선 2019년 <복서원>이라는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진행하던 사회복지글쓰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이다.

  결과적으로 비매품으로 된 내 책을 갖게 되었고, 14명이라는 인연도 오송에서 만들었다. 각자 각자의 책을 갖고, 종종 만나자고 모임도 만들었다. 그렇게 다음 모임 지역으로 남원을 이야기했지만, 여러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그 와중에 신세민 작가님이 부산에서 남원으로 오셨다. 물론 공무원 교육 강사로 오셨지만, 모처럼 시간을 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에서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구청에서 팀장을 하고 계시는 선배였고, 함께 복서원에서 2019년 한 해 동안 책 만들기를 함께 했다. 그리고 이제는 두 권의 책을 실제 출간하신 작가이다. 우리 복서원 동기 중에는 실제로 책을 내신 분도 몇 분 계시는데, 내가 보기에도 가장 많은 활동을 하시는 것은 신세민 작가님 같다. 당시에는 서로의 호칭을 부끄럽지만 '작가님'이라 불렀고, 브런치를 하는 동안에도 댓글에 작가님이라고 해주시는 분들께 황송하달까? 그리고 신세민 작가님은 어쩜 내가 닮고 싶은 열정을 가지셨다. 그랬기에 난 그 짧은 시간이 즐거웠다.

  그런 의미에서 미션이 있었다. 남원에서 3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주로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분위기 좋은 커피숍과 맛집 하나씩을 선정하는 것이었다.


  '어디가 좋을까?'


  초대하고, 대접하는 입장에서 고민하다가 두 곳을 골랐다.


  하나는 남원시김병종미술관 안에 있는 '미안커피'였다. 건물도 사진 찍기 좋았고, 실내 전시도 구경할 수 있으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끌릴만한 인테리어가 글동무에게는 제격인 곳 같았다.

  그리고 이른 저녁으로 내가 첫 발령지에 있던 갈빗집인, '홍능갈비'는 직접 구워 드리고 싶었다. 달짝지근한 갈비의 맛과 주인아주머니의 친근함이 가득한 도리묵이나 부추무침, 김치가 일품이기 때문이다. 비록 전에 팔았던 볶음밥은 없어서 아쉬웠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기에는 3인분의 갈비와 공깃밥이면 충분했다.

  아쉽게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에 가서 손을 씻고 보니 손에서 갈비 향이 남아 있었다. 이렇게 고기 먹은 티를 팍팍내는 손으로 글을 써 본다. 불향 입은 손은 부지런하게 글을 쓴다. 나도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도 이번 가을에는 전주에서 보자고 했으니, 나와 시작을 같이했지만, 다양하게 지내시는 글동무를 만날 날을 기다려 본다. 내 나름 맛있는 글을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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