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큰집해물칼국수>에서 수제비를 듬뿍 먹다
단골인 나는 그릇이 주변의 그릇과는 좀 다르다. 보통 주문은 1인분이지만, 난 그 밑에 있는 추가 사리를 더 주문하기에 1.5인분 혹은 2인분 그릇에 담겨 나오기도 했다. 아마도 주문 기계에는 1인 분의 추가 사리는 따로 없는 듯하다. 그렇기에 혼선도 있기도 하고, 주문하는 와중에 홀과 주방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듣게 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보통은 혼자 오는 사람도 적지만, 함께 오는 사람들에게 추가 사리보다는 인원수에 맞는 양만 나오면 되니까.
먹을 때는 정신없이 먹었다. 그리고 주변 시선까지 생각은 안 했다. 그래도 그릇이 다르다는 것은 모양으로 알았다. 보통 1인분 그릇보다는 컸고, 나중에는 다양한 모양의 그릇이 점점 나오긴 했다. 뭐 그래도 항상 같은 메뉴이기에 신경 안 쓰고 먹었던 시간이 벌써 몇 년인가?
신기한 일이다. 어차피 같은 메뉴이고, 항상 먹었던 것임에도 그릇에 크기나, 먹는 와중에 남은 모습도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맛은 사뭇 달랐다. 그만큼 사람의 기분은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인지? 물론 돈도 같으나 담아 놓은 통장의 잔액에 따라서 기분은 다르다. 그것과 같다고 보면 이해는 쉽지만, 별것 아닌 것에 감동하고 또 좋아하는 것이 수제비 같아서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도 즐거운 변덕이기에 마음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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