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제주에서 새로운 취미에 빠졌다. 아날로그는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다고 하는 건가. 어렸을 때 찍어본 적이 있던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접했다. 감성적인 걸 좋아하는 내가 SNS에서 알게 된 제주에 있는 필름 로그 제주에 있는 일회용 필름 카메라 자판기. 그리고 나는 거기서만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5개를 사서 찍었다. 이렇게 필름 카메라에 빠질 줄 알았으면 그냥 아예 고민을 좀 하다가 중고로 자동 필름 카메라를 사는 편이 경제적으로 좋았을 것을.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을 사진의 결과물을 스캔본을 받아보고 알았으니까. 사진을 찍을 때도, 사진을 찍고 나서도 숨을 잠시 멈춰주는 정도의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 그러면 사진이 흔들릴 수 있다. 미처 처음 사진을 찍을 때는 그 점을 인지하지 못해서 사진을 몇 장 못 건졌다. 그래도 그게 또 필름 사진의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원래 물건에 대한 소유욕은 크지 않지만, 이 중고로 산 1988년에 출시한 캐논 자동 필름 카메라는 나보다 1년 전에 먼저 태어난 애다. 그리고 중고지만 판매처에서 HIGH Quality라는 캡션을 달고 판매하셨듯이 상태가 아주 양호한 상태이고, 가장 좋은 건 셀프타이머와 연속 촬영이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필름 카메라를 산 이후로 사람들을 만나러 외출할 때마다 몸에 지니고 나갔다. 그리고 꼭 한 장 이상씩을 찍었다. 나의 일상의 기억이자 추억으로 남겨 두었다. 그리고 아직 필름 스캔을 맡기기 전이라서 결과물 확인 전이라 그 기대감이 크다. 또 이게 필름 카메라의 매력이지 않을까? 이번 주에는 퇴고를 끝내고 맡기러 갈까 생각 중이다. 기대된다. 아무튼 그래서 처음으로 나의 애장품이 생겼다. 애지중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