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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형성된 전두엽이라구요?

아.. 네.

by 양M


트라우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말할 때 따라 나오는 단어다. 트라우마 없는 사람이 있을까? "태어나는 자체부터 트라우마다." 우스개 소리다. 트라우마는 우리 삶 곳곳에 묻어있다. 먼지 묻은 벤치에 앉았다가 탁 털고 일어 나도, 묻었던 먼지가 평생 따라 다니면 트라우마다.


내담자에게 아직도 묻어있는 그 먼지를 상담자가 털어 줄 수는 없다. 내담자가 그 먼지가 마음 어디에 묻어 있는지 바라 보도록 돕는 일이다. 결국 내담자 스스로 묻어있는 먼지를 "톡톡~" 쳐서 털어내는 일. 상담이 목표하는 바다. 먼지가 크냐 작냐, 많으냐 적으냐는 중한 문제가 아니다.



"당신은 군대에서 전두엽이 형성되서 그래요.. 이해해요." 아내에게 이런 소리를 들은 적 있다. 나는 감정이 서툰게 아니다. 표현이 서툰 것이다. 상대의 감정. 기분. 본의를 헤아리지 못한다. 내 안에 기본값?으로 설정된 무언가?? 기준에 따라 탐색, 해석, 판단하기를 무의식적으로 한다.


고작 돈 몇백만원 받으면서 죽어야 한다면 죽을 생각까지 했다는 사실에 몸서리쳐진다. 군문에서 함께한 동료들을 수십여명이나 보냈음에도 마음에 동요 조차 일지 않았단 사실이 슬프다. 그 때마다 분노했고 두려웠고 안타까웠고 서러웠을 뿐이다. 전역한지 석 달, 점점 사람이 되간다.



내담자 스스로 묻어있는 먼지를 "톡톡~" 쳐서 털어내는 일. 상담이 목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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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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