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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옴 Nov 15. 2019

11. 당분간은 마지막 출근

더 건강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입원 전 마지막 출근일이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당분간 새로운 선생님과 지내야 한다는 사실을 언제쯤 알리면 좋을지 고민했다. 너무 일찍 알리자니 아이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았고, 늦게 알리자니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도망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결국 고민만 하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날, 아이들 앞에 섰다.     


“여러분, 선생님이 수술을 하게 되어서 당분간 학교에 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선생님이 다시 올 때까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셔서 여러분과 함께 생활할 거예요. 그동안 잘 지낼 수 있지요?”   

  

다들 동그란 눈에 궁금증이 가득했다. 참지 못하고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 어디 수술하러 가요?”     

“음... 그건 선생님 사생활이야. 비밀~”    


내가 많이 아픈 건지 걱정해 주는 착한 아이들 틈으로 본격적인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선생님! 그럼 누구 선생님이 새로 와요?”     

“선생님은 언제 다시 오세요?”     

“선생님 다음 주에 자리 바꾸는 날인데 그럼 자리 안 바꿔요?”     


역시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는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하는 담임 선생님이 최고의 관심사이다. 내가 답해줄 수 있는 것들에 한해 천천히 전부 다 설명해 주었다. 선생님이 바뀐다는 말에 아쉬워하는 아이들이 많은 걸 보니 그래도 아이들이 나와 함께 한 시간들이 최악은 아니었구나 싶어 안도감이 들었다. 선생님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는 새로 오시는 선생님 말씀을 꼭 잘 들어야 한다며, 내 입만 아프게 당부를 보탰다. 아이들이 새로운 선생님과 친해질 때쯤 오리지널 담임이 돌아오겠지. 그때쯤이면 나와 아이들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당분간 돌아오지 못할 내 자리를 정리하며 쓸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잘 이겨내고 오라며 편지를 적어준 동료 선생님들, 따뜻하게 안아준 선배 선생님들 덕분에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울지 않으려 노력했다. 짐을 정리하고 교실 문을 잠갔다. 매일 나서는 교문이지만 왠지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내일 출근 안 한다.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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