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다1
강아지를 키우기 전, 국내/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트레이너들의 영상들을 찾아봤는데 그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었다.
'왜 이렇게 교육법이 다양하지? 이중에 어떤 걸 따르면 되는 거야?'
인정하건대 그때만 해도 강아지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어 있었다. 각각의 강아지들이 하나의 개성 있는 개체(individual)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었다. 진짜 잘하는 트레이너 한 사람의 교육법만 잘 따르면 훌륭한 강아지가 나오는 건 줄 알았다.
그리고 몇 개월 후, 강아지와 실제 일상을 부대껴 본 후에 깨닫기 시작했다. 강아지들은 살아있는 동물이고, 따라서 컴퓨터 프로그래밍하듯 같은 값을 입력한다고 같은 결과를 내지는 않는다는 것.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것을 그때는 몰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큰 실수를 하나 하게 되었다.
예전에 누군가에게서 들은 트레이닝법 중에, 강아지가 아주 어릴 적부터 밥그릇 앞에서 예민해지지 않도록 사료 든 밥그릇을 눈 앞에서 치우고 돌려주기를 반복해 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여기서 얘기하는 원리는 간단했다. "그릇 치우는 것 같아도 기다리면 돌아온다, 받아들이고 익숙해져라."
그래서 우리 강아지가 밥그릇을 앞에 두고서 우리가 주변에 얼쩡거리는 걸 못 참아 으르렁 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 강아지가 한창 먹고 있는 와중에 밥그릇을 빼앗았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처음에는 애기니까 멋도 모르고 그릇을 빼앗기던 강아지는 갈수록 진짜로 화를 냈다. 태어난 지 겨울 세 달 반 된 아기 강아지라는 것을 다 잊어버릴 만큼 한 마리의 야생동물이 되어 모조리 다 물어뜯어버릴 기세로 화를 내며 달려드는데, 솔직히 정말로 무서웠다.
그제야 화들짝 놀라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우리는 기존의 방식이 (적어도 우리 강아지에게는) 이 아이의 숨은 본성을 자극하는 무모하고 부적절한 교육법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다른 트레이닝으로 전환했다. 2주가 지난 지금, 한동안 밥 먹을 때마다 그릇에 코를 박은 상태에서도 예민하게 주변을 경계하던 강아지가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무지했다는 것.
현재 하고 있는 훈련은 간단하다. 한 끼 정량이 30g이라면, 우선은 20g만 먼저 담아 배식한다. 강아지가 한창 먹고 있을 때 나머지 몫인 10g을 더 가져다 준다. 강아지가 내가 다가오는 것을 의식하며 으르렁 거릴 때 거리를 유지하고서 재빨리 밥그릇에 가져온 10g을 부어 준다. 그리고 더 머물지 않은 채, 즉시 그 자리를 떠난다. 밥을 먹을 때 우리가 다가가는 것이 밥그릇을 빼앗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가져다 주기 위한 거라고, 그뿐이고 다른 의도는 없다고 다시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 좋은 변화를 보고 있다. 이 훈련은 향후 추이를 보면서 더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