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다2
우리 강아지는 밖에 나가면 똥을 그렇게 주워 먹었다. 당연히 말리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는 적절한 대처방법에 대해 숙지가 되어 있지 않았다.
2-3개월, 아직 2.1kg일 때 우리가 취한 방법은 그냥 무작정 얘를 붙잡고 입을 벌려서 똥을 빼내는 것이었다. 한 두 번 영문도 모른 채 당했던 강아지는 3개월이 되던 순간부터 화를 미친 듯이, 정말 정신 나간 것처럼 내기 시작했다. 이 조그마한 아이가 잇몸을 보이며 으르렁거리고 마침내 우리 손을 물어버리는 일이 두어 번 반복되었을 때서야 겨우 알았다. 이게 아닌 것 같다...
그 뒤로 강아지는 양치를 시키기 위해 턱을 잡고 입 주변을 만질 때도 으르렁거렸고, 밖에 나가면 혹시 우리에게 빼앗길까 봐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입에 넣고 꿀꺽 삼켜버리는 행동을 보였다. 위험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맘때쯤 강아지의 똥에서 나오면 안 될 것을 발견한 적도 정말 많았다. 우리의 대처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명백했다.
그 뒤로 우리는 이렇게 하기 시작했다.
1) 산책 중에 특정 방향으로 뭔가에 이끌린 듯 줄을 끌거나 한 곳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듯 킁킁킁 소리를 내며 파고들기 시작할 때는 흐름을 끊어주기. 그 끝에서 발견하는 것은 내 강아지가 먹지 않았으면 하는 것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보호자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냄새 맡으며 걷는 행위와는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건 보다보면 감이 온다.
2) 진짜 먹으면 안 되는 것(예컨대 플라스틱 조각 같은)을 먹었을 때가 아니고서야 입 안에 든 것을 직접 빼내는 시도는 하지 않기. 진짜 위험할 때 쓸 수 있는 최후 방편으로 남겨 둬야 한다.
3) 밖에 나가서 걸을 땐 아주 맛있는 간식을 상시 휴대하며, 언제든 꺼내기 쉽게 가지고 다니기. 강아지가 먹지 않았으면 하는 것에 다가가거나 입에 넣었을 때, 이 간식을 강아지 주변에 확 뿌려주면 강아지는 고민한다. 이 경우, 먹는다고 죽는 것은 아닌데 안 먹었으면 하는 것(이를테면 빵조각 같은)은 그대로 삼켜버리지만, 진짜 먹으면 안 되는, 막상 입에 넣어보니 음식이 아닌 것은 스스로 뱉어 내고 내가 뿌린 간식을 주워 먹는 쪽을 택하게 되더라. 이것만으로도 들춰 업고 동물병원을 향해 달음박질쳐야 하는 상황을 많이 예방할 수 있었다.
4) 끝으로 중요한 것은 지금 주고 있는 사료의 양과 영양이 충분한 지 살피기. 배가 고파서 아무거나 주워 먹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