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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첩 붙이며 기다리는 봄

by 무량화 Feb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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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글 이미지 1


2월 3일 오늘은 을사년 입춘날이네유.


입춘 거리굿이 펼쳐진 어제까지만 해두 올레시장과 이중섭거리는 금방 봄이 올 듯 온화한 날씨였는디 밤새 급강하한 기온.


시방은 햇볕도 시원찮고 바람도 쌔하니 추워유.


일기예보에서두 한차례 매서운 한파를 예고하드만유.


그렇다 해두 매화 피어나면 이미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온 봄 아닌가베유.


더구나 오늘은 입춘날. 미국에서두 이날을 spring,

러길래 아! 맞다~손뼉을 쳤다니께유.


스프링 튕기듯 만물이 힘차게 용솟음쳐 솟아나는 시절이거든유.


24 절기 중 가장 첫 절기로, 그처럼 새봄이 들어섬을 알리는 날이 입춘절이잖아유.


브런치 글 이미지 2


입춘 세시풍속 가운데는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이란 게 있는디유.


문자 그대로 뭇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좋은 일을 해야 만이 한 해 동안 액(厄)을 면한다고 선조들은 믿었지유.


예컨대, 말없이 냇물에 징검다리를 놓는다거나, 길가 거친 돌짝 반듯이 다듬어 놓거나유.


지금처럼 아스팔트 도로가 닦이기적엔 행길에 거친 돌팍 천지였구유.


요새같이 교각 번듯한  다리가 어디 있었남유.


그땐 너 남 없이 살림이 팍팍했는디유.

끼니 잇지 못하는 가난한 집에 살짜기 쌀자루를 갖다 놨대유.

공덕행 중에서두 가장 진실된 베풂에 속하는 무주상보시,

스스로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조차 버리라는 뜻 아닌가베유.

떠벌려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그리하고는 상에 머물지 말라 일렀지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서말씀 맹키루유.

어려운 일 산적해 있는  시국, 서로 손가락질만 하지 말구유.


상대방 음해할 계략이나 꾸미구 갈등 부추기는 삿된  부디 사라지길 바라마지 않네유,

저마다 지성껏 적선 공덕 필히 실천해 액막이 단디 하자구유.

브런치 글 이미지 3

내 어릴 적만 해두 농촌에서는 이날 보리 뿌리를 캐 보고 그해 농사의 작황을 점치기두 했지유.

대보름날꺼정은 농악대가 온 마을 돌며 지신밟기 하면서 구성진 풍악 걸게 울려 퍼지게두 했구유.

꽹과리 소리에 신이 난 조무래기들 풍물패 따라 겅중대며 고샅길 뛰어댕겼지유.

당시는 집집마다 나무 대문 양편에 처억!

한 해 동안 가내 태평 바라며 입춘첩 붙이는 게 소박한 우리네의 민속이었어유.

올해는 진작부터 입춘첩 준비해 두구설랑 기다렸는디유.

그러한 데는 연유가 있지유.

지난해 물색없이 하두 칠랑팔랑 나댕기느라 기력 방전이 됐는지 몸살감기로 내내 시난고난.

건강 체질 철석같이 믿구설랑 지나치게 설치다가 된통 걸렸지 워예유.

아공, 고뿔도 병이라구 아프니 장사없드라구유.

걷는 건 고사허구 만사가 귀찮은디야 원...

날마다 붙들고 놀던 컴퓨터 친구고 뭐고 죄다 뒷전이더라니께유.


입춘첩 구해 게다가 건강 기원! 새해 소망 담아 마음속에다  내걸었네유.

아파트가 흔해진 이제는 대신 마음문에라두 입춘첩 터억 붙이시구유,
 

모쪼록 부디 날마다 좋은 일만 기다리는 신년 맞으시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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