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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진 Nov 22. 2023

사라지는 것을 붙잡고 글을 씁니다

여러분은 글을 왜 쓰나요?

저는 글이 좋아서 씁니다.


좋아서든 다른 이유든

우리는 '무언가' 쓸 대상이 있어야 글을 씁니다.



소재 없이 글은 단 한 줄도 나올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우린 무엇에 대해서 쓸까요.



우리는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씁니다.



찰나의 시간

순간의 감정

찬란했던 혹은 잔혹했던 시절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에 대해 씁니다.



물론 오지 않은 순간을 쓸 수도 있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지나가 버린 것에 대해 씁니다.



내가 겪었고

내가 경험한 것들



연기처럼 떠나가 버려서

형체도 없는 것을

기어이 붙잡고

더듬어가며 글을 씁니다.






왜일까요?



그것이 쉽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것은

사라진 것은

언제나 그립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나

그 순간의 나를 이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그런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아서

혹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도

여전히 과거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어쩌면

온전히 현재를 살기 위해

과거의 나를 놓아주기 위해


우리는 그토록 치열하게

사라지는 것을 붙잡고

쓰는 걸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사라져 간 것 중에서

어떤 것을 붙잡고 쓰고 있나요?



.

.

오늘 글을 심습니다.

내일 내가 자랍니다.

@bluejin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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