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꾸준히 쓰겠다는 다짐은
하루만 쉬어도 가벼워지고 만다.
하나의 습관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힘들게 만든 습관이 사라지는 건 한 순간이다.
하루 이틀 삼일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지는 걸 보고 있으면
슬픔과 허무함, 비참함과 죄책감이 몰려온다.
나를 탓해서 뭐 하나
그럴 시간에 다시 시작해야지
생각하지만 쉽지 않다.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쓸 시간이다.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걸까.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할까.
괜히 그런 생각을 해본다.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살다가
늦은 오후, 평온하고 안온한 나만의 공간에서
여유롭게 따뜻하고 달콤한 자몽허니블랙티를 마시며
글을 쓰고 싶다.
행복으로 터질 것 같은 심장을
한번 꾸욱 눌러 참고
잔잔해진 마음으로
열정과 사랑과 설렘을 녹여서
한 글자 한 글자 그려내고 싶다.
지친 하루의 끝에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커피 향기만큼이나 기분 좋은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큼이나 설레는
솜이불처럼 포근한 글을 쓰고 싶다.
늦은 밤,
나의 글이
나의 문장이
나의 단어 하나가
당신의 마음에 가서
꽃이 되어 피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 간절함으로
글을 써야겠다.
오늘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