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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Oct 20. 2019

우리 가족은 TV 드라마를  아주 좋아합니다.

 나와 아내는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러나 집에 텔레비전이 없다. 텔레비전은 사이즈가 커서 집안의 공간을 쓸데없이 차지한다. 벽걸이 텔레비전이 나와서 공간 효율성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벽에 못 질을 해서 집에 손상을 입히는 것은 질색이다. 기계에서 나오는 전자 음성도 계속 듣고 있으면 귀에 거슬린다.


 무엇보다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라고 일컬어질 만큼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으면 바보가 되는 느낌이다. 2 시간 이상 지속해서 텔레비전에 빠져 들면 뇌를 쓰는 일이 싫어지게 되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싫어진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보고 책을 읽으려고 하면 뇌에서 저항감이 생기기도 한다.

 

 대학 졸업 후 사회로 나온 후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서 텔레비전과도 떨어져 살았다. 결혼할 때도 텔레비전은 혼수 목록에 없었고 결혼 후 아이들을 낳으면서 텔레비전이 집에 없는 것이 궁극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텔레비전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 편견들이 바뀌었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지만 아내와 아이들과 나는 식사를 하면서 텔레비전이 아닌 아이패드로 드라마를 즐겨 본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과 식사를 하면 가족 간 대화가 없어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경험상 이런 생각은 편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자녀들이 가족의 일원으로 생겨나면서 텔레비전 드라마가 가족을 뭉치게 해주는 도구가 되었다. 우리 가족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서 식사를 한다. 아내와 나는 퇴근 후 부리나케 저녁을 준비하고 식탁에 아이패드를 세팅해 놓고 아이들이 봐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드라마를 다시 보기로 본다.  


 최근 아내와 아들과 나는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아들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나는 아들에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드라마의 후반 부로 가면서 연쇄 살인범인 "까불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까불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아들은 나에게 물어보고 나는 "까불이"로 추측되는 인물에 대해서 설명도 해준다. 드라마의 소재를 통해서 이렇게 아들과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보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드라마의 인물들이 사용하는 단어들과 자신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물어본다. 그것이 귀찮을 때도 있지만 아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는 편이다. 아내에게는 주인공의 선택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아내의 생각을 물어보기도 한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가족 공통의 관심사가 되고 바쁜 가족 간에 공통의 관심사인 드라마를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가족이 돼서 즐길 수 있는 소중한 행복이라고 생각을 한다. 


 드라마는 삶에 활력소와 기대감을 준다. 아내와 나는 퇴근 후 첫 째는 방과 후  둘째는 어린이 집이 끝나고 대략 저녁 7시 30분경에는 저녁 식탁에 앉아서 아이패드를 켜 놓고 어제 본 드라마의 후속 내용을 기대한다. 아내와 나는 드라마에 집중하면서 직장에서 가졌던 스트레스를 풀고 첫 째 아이는 드라마를 보면서 이야기 진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드라마가 끝나갈 때 즈음이면 아쉽지만 내일은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 기대를 하게 된다. 매일매일의 똑같은 루틴이 반복되지만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는 우리 가족에게 즐거운 기대감과 내일을 사는 희망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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