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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Oct 04. 2021

2. 상사와 선배도 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이야

상사나 선배들이라고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인가?


증명된 것은 없지만 나보다는 먼저 업무를 시작해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사나 선배는 나보다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는 전제 조건을 붙인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새로 들어온 직장의 해당 업무 분야에 대해서 먼저 일하고 있는 상사나 선배가 나보다 더 잘 한다고 생각해서 그들에게 의지하면서 신속히 업무를 배우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근거 없는 판단으로 인해 선배나 상사는 업무 스킬 면에 있어서 강자가 되고 나는 스스로 약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이런 생각은 비단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구석 구석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 비싼 집에서 사는 사람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부자들을 보면 배워야할 사람으로 여기고, 반면에 나는 여태까지 뭐했나 하며 스스로를 위축시킨다. 


상대를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라고 판단한 이상, 고(高)자세보다는 저(氐)자세를 갖추어 그들의 비유를 맞추고 예우도 갖추면서 상대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으려고 한다.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업무적 도움을 받기 위해 고자세 보다는 저자세가 상대로 하여금 더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업무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어도 상사나 선배들의 업무에 민폐를 끼치지는 않을지 조심 조심 물어보고 상사와 선배와 다른 의견이 있어도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들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 등의 저자세를 취하게 된다. 상대 앞에서 위축이 되기 때문에 태도도 우물쭈물 해지고 말도 더듬으며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전달 할 수 없게 된다. 


상대 앞에서 저자세를 유지하면 상대는 금새 눈치를 채고 저자세를 취하는 상대를 가볍게 대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력직으로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을 때, 나보다 1년 먼저 입사한 선배가 있었다. 영어도 유창하게 잘하고 상사에게 자신의 의견도 자신감 있게 표현하며 어떤 일이든 척척 해내는 선배다. 일 하는 모습을 보고 1년 먼저 입사했지만 나보다 월등히 뛰어난 사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배가 진행하는 업무 방식은 완벽해 보였다. 이런 선배를 보며 시간이 지나도 선배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처럼 느껴졌다.


선배에 대한 과대 평가와 열등 의식은 선배를 대하는 태도로 이어지게 되었다. 선배가 지시하는 일은 이유 불문하고 타당하다고 생각해서 왜? 라는 이유를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선배와 다른 의견이 있어도 내 의견에 빈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내 의견을 말 하다가도 스스로 한 발 물러서며 선배의 의견에 동조하기를 반복했다. 마치 말년 병장 앞에서 어리버리한 이등병이라도 된 것인 양 선배를 대하고 있었다. 


상대를 배려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상대를 받들고 자신을 낮추는 나의 태도를 통해 선배는 내가 선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 차렸고 내가 마음에 들지않을 때면 싫은 소리를 해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 말 없이 따라주는 나를 좋아해 주기도 했지만, 내 업무에 대해서 사사건건 간섭을 하며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 심한 소리를 하며 모욕감을 주기도 했다.


입사 후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업무 능력이 손에 익을 무렵, 선배가 지도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하여 업무를 혼자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그제서야 선배를 나와 동등한 수준에서 바라보게 시작했다. 처음 회사에 입사 했을 때는 선배와 업무 능력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처럼 크게 느껴져서 내 자신이 선배 앞에서 초라해 보이는 한 편 업무 실력이 뛰어난 선배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해 선배를 받드는 태도를 취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선배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선배를 동등한 실력의 사람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선배를 대하는 나의 태도도 바뀌게 되었다. 선배와 다른 의견이 있으면 선배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을 알면서도 의견을 내기 시작했고 선배의 지시에 의문점이 있으면 이유를 꼬치 꼬치 묻기도 하며, 어떤 때는 선배의 얼굴이 붉게 변하며 당황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나: 선배가 이야기한 방법이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제 생각에 몇 가지 염려 사항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선배가 제시한 방법이 결과적으로 수익 창출에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선배: 너 지금 내 의견을 반대하는 거니? 나는 너보다 2년 먼저 들어온 네 상사야, 나를 상사로써 존경해야 되는 거 아니니? 

나: 선배, 저는 선배를 상사로써 존경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선배를 존중할 뿐이며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의견을 말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선배도 제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요.


선배라고 해서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야,

선배도 가끔 엉뚱하게 실수를 하는 구나,

역시 시간이 지나면 선배와 내가 똑 같은 수준이 되는구나,


선배에 대한 나의 태도 변화에 대해 선배의 나에 대한 태도도 변하기 시작했다. 일에 대한 간섭이나 기분 나쁜 명령식의 지시를 삼가하게 되었고, 업무 방향에 서로 다른 의견이 있어서 갈등의 조짐이 보이면 조용한 곳으로 장소를 옮겨서 나를 다독거리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새로운 곳에 입사를 하면 입사 초기에는 업무 격차로 인해 주변의 상사나 선배를 뛰어나다고 판단하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상대를 받들고 저자세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저자세가 상대로 하여금 나에 대한 악의적 행동을 유발하는 태도였다는 것을 나중에서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상대를 과대 평가하면서 나타나는 나의 행동은 나를 더욱더 바보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상사나 선배가 나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해서 그들의 의견에 대해서 내가 다른 의견이 있다고 해도, 내 의견을 제안하여 그들의 의견에 반박하는 것이 어리석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논리를 세워 판단하고자 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결국은 상대의 지시만 받으며 생각 없이 일하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물론 업무 실력이 나보다 뛰어난 선배나 상사를 하찮게 바라보며 거만하게 대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다. 선배나 상사로써 그들의 뛰어난 점은 배우고 상대를 존중해야 내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상대를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면서 나를 초라한 수준으로 격하시키지 말고 선배나 상사를 나와 대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대하라는 의미다. 사람이 상대방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태도로 반영이 되고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달이 되기 때문에 “상대를 나 자신 보다 과대 평가하느냐? 혹은 상대를 나와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하느냐?” 따라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형성되고, 상대는 나의 태도를 보고 “만만하게 대해서는 안될 사람” 혹은 “함부로 무시해도 되는 사람”으로 이미지를 갖게 된다. 


세상에는 강자도 없고 약자도 없다. 단지 세상이 만들어낸 기준을 통해 상대와 비교를 통해 나를 약자로 만들고 상대를 강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둘 이상 모이면 이런 비교 의식을 통해 서로 위치 매김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선량한 강자들은 어떤 상대 앞에서도 절대 자신을 약자라고 얕보지않으며, 상대를 약자라고 얕 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약자가 보여주는 태도로 인해 강자는 자신도 모르게 약자를 무시하고 싶은 유혹에 휩싸인다. 


정년 퇴직하는 회사의 사장과 송별회 회식 중에, 둘이서 밖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중,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정년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하나 알려줄까?

나 이외의 사람들은 다 바보라고 생각했어, 

상사나 동료들 모두 바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어.  


[미션]

-나는 선배나 상사 혹은 동료를 업무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들이 나보다 뛰어난 점은 무엇이며, 

 반대로 내가 그들보다 뛰어난 점(그들의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선배나 상사의 지시나 의견에 대해서, 어설픈 점을 발견하는 연습을 한다. 


-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상사, 선배들의 부족한 점,

 내가 그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점을 떠올리고,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와 동등한 수준의 사람이라는 의식을 

 머리 속에 주입시키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한다. 

  

-악한 상대를 대하는 태도

*악한 상대를 대할 때 밝은 표정과 웃음은 삼가고 무표정을 유지한다.

*목소리는 중 저음, 발음은 명확, 말의 속도는 보통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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