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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Oct 24. 2021

5.못된 상사들만 끌어들이는 부하 직원의 공통점

책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부하직원과 한 판 전쟁을 벌이는 과장, 오늘도 부하 직원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부하를 향해 감정을 토로하며 야단을 치고 있다. 주변에서 매일 상사에게 혼나는 부하 직원들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혼나는 부하도 이 상황이 견디기 힘들지만 부하 직원에게 야단을 치는 과장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아무리 혼나고 야단쳐도 부하 직원이 바뀌지 않고, 잘못해서 부하 직원이 퇴사를 한다면 인사 고과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충 알려줘도 눈치껏 알아 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한 번 알려주면 이제부터는 자기가 고민해서 스스로 배워야지! 

-스스로 고민을 하지도 않고 왜 물어보는 거지?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 사람들은 열정이 없어. 


상사는 부하 직원을 어떻게 지도하는지 모른다. 이 전의 상사로부터 배운 적이 없고, 모르면 혼내는 것이 전부였다. 자신도 혼나고 갈굼을 통해 일을 배우고 이 자리에 올라왔기 때문에 부하 직원도 혼나고 고생하면서 배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하 직원을 혹독하게 대하는 것이 마치 자신이 부하 직원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있는 방법이라고 어이없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부하 직원은 혼내는 상사에게 속으로 온갖 욕을 해대며 억울해 한다.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대충 지시를 해놓고 완벽하게 하지 않았다고 혼내고 있으니 말이다. 혼내더라도 인격을 존중해 주면서 다독이며 틀린 점을 이야기해주면 안될까? 회사가 군대도 아니고? 뭘 그렇게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사람 잡아 먹을 듯이 몰아세우는지? 자신을 혼내는 상사는 가정도 있고 자녀들도 있어 보이는데, 아내나 자녀들은 직장에서 누군가 이 상사 때문에 괴롭고 힘들어 하는 것을 알기나 할까?


"아무리 잘해도 깨지는 건 어쩔 수 없어, 

저 사람 자체가 쓰레기이기 때문이야, 

어차피 오늘은 가고 내일은 올 거야. 조금만 버티자.

그러다가 힘들면 퇴사를 하는 거지,”


재수 없게도 혹독한 상사들을 만나 이렇게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이 개선될 수 없다고 자포자기를 하고 월급 날만 바라보며 버틸 수 있는데 까지 버티려고 한다. 


이런 상사들을 고발해 볼까도 생각한다. 부하 직원을 혼내기만 하는 상사는 자질이 부족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상사는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인사 부서에 보고해서 해고해야한다. 그러나 이런 상사들은 쉽사리 내 쫓을 수 없다. 인격이 부족해서 회사를 나가면 조직에서처럼 누가 인정해 주지도 않고, 능력이 없어서 회사를 떠나면 마땅히 할 일도 없어서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받기 위해서는 회사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방식으로 그나마 약한 사람 위에 군림하면서 조금 알고 있는 업무 지식을 과시하고 있다. 부하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않는 한 이런 상사는 영원히 조직에 남아 있게 된다. 


일단 상사를 제거하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제를 하고 상사를 욕하며 버틸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한 번 솔직해 보자. 상사가 나쁜 것은 인정하지만, 나는“0”도 잘못이 없을까? 만약 마음씨 좋은 다른 상사들이 오면 나는 인정받을 수 있는 부하가 될 수 있을까? 


같은 일로 선배나 상사에게 깨진다면 상사의 잘못도 있지만 자신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의 대상에게만 돌리면 발전할 수 없게 된다. 상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혼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내가 상사의 위치에 있으면서 상습적으로 혼나는 부하 직원들을 관찰해 보면 공통된 특징들이 있었다.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이렇게 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하지않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이런 점들은 못된 상사들을 끌어들이는 그들만의 가진자석같은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습적으로 혼나는 부하 직원들의 공통된 특징

1)상사가 지시한 것을 그대로 하지않는다. 

-상사: 10/5까지 A 고객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줘. 기간은 2021년 3월부터 9월말까지 월 별로 하고, 순이익과 제품별 매출 실적도 확인해서 분석해줘, 그리고 포맷은 작년에 내가 메일로 공유했던 실적 보고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고, 나한테 전달할 때는 원본 파일하고 pdf 파일 두개로 나눠서 메일로 전달해줘.


-부하: 네 알겠습니다. 완성한 뒤 보고 드리겠습니다.(X)


부하 직원은 기간 내에 상사의 지시를 이행하고 보고했지만 몇 가지 내용을 누락해서 상사에게 혼난다. 상사가 지시한 내용을 빠지지 않고 메모했다고 생각했지만 상사의 지시 내용이 많아서 몇 가지 지시 내용을 메모에서 누락하고 만 것이다. 또한 상사 자신도 자신이 필요한 내용을 다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신이 없어서 일부 내용을 누락했다. 


서로 구두로 이야기를 할 때는 분명히 상대의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 해 두고,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상사가 구두 지시를 할 경우, 상사의 지시에 대해서 메모를 한 뒤 반드시 더블 체크를 해야 한다. 더블 체크를 하면 상사가 귀찮아 할 수도 있지만, 더블 체크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상사가 야단을 칠 명분은 없어지며 오히려 상대가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어 상대를 만만하게 볼 수 없게 된다.

 

부하: 방금 지시하신 내용에 대해서 메모를 했습니다만, 내용이 길어서 다시 한 번 확인 좀 하겠으니, 누락된 내용 있으면 말해주세요. (O)


더블 체크를 하는 것은 상대가 말한 것을 효율적으로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상대의 지시를 누락한 것이 나의 잘못이라고 추궁 받을 때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방법이 비효율적이고 드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면 여전히 당신은 혼나야 한다. 항상 내 주변의 상사들도 자신들의 상사와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든 근거를 남기려고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사: 내가 지시한 사항 중에 이거는 왜 하지 않았어? 

너 아직도 신입이니?


부하: 어제 지시한 사항 메모하고 차장님하고 더블 체크까지 했는데, 같이 더블 체크했을 때, 이 사항은 말씀하지 않으셨네요, 여기 메모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저한테 전달을 깜빡하신 거 같은데요.


2)아무 생각 없이 상사가 시키는 대로만 한다. 

상사의 의도한 내용과 다르게 보고하거나 상사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 


상사: 내일까지 차 주에 같이 방문할 고객사들 리스트 업해주세요.


부하:차주에 방문할 고객사는 TK전자, 삼정 화학, 제일 화학, 유한 전자 주식회사, 제이 홀딩스, A1주식회사 등 총 6곳입니다. 


상사의 지시대로 보고를 했지만 상사에게 실컷 혼나고 만다. 상사는 방문 효율성을 고려해서 고객사들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여 어떤 순서대로 방문할지, 고객사의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 고객사와 업무 진척 상황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했지만 그런 내용은 빼놓고 방문할 고객사 리스트들만 상사에게 보고했기때문이다.

상사가 지시를 할 때는 그대로 “예”하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왜"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상사의 의도를 확인한 후 액션을 취해야 한다. 


-과장님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 

자료를 요청하시는 이유와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물어봐도 될까요?


“왜”라는 궁금증을 갖는 것은 일을 할 때 갖는 기본이 되는 태도다. “왜”라는 이유를 알고 일을 하면 업무의 목적을 알고 일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일을 할지 생각을 하게 되고 업무의 지식이 쌓이게 되며, 업무의 동기 부여도 되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왜”라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일을 하면 단순히 일만 진행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3) 지시 사항을 기한 내에 보고했지만 혼난다.  

지시한 것에 대해서 마감 일을 지켰지만 결과물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간에 한 번쯤은 상사와 중간 점검을 해서 자신의 업무 진행 방향이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드시 상사가 지시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업무 점검차 중간보고를 하겠다는 말을 상사에게 미리 해 둘 필요가 있다.) 

  상사의 지시대로 일을 하긴 했지만 중간에 진척 상황에 대한 보고 없이 일을 진행하다 상사가 원하는 결과물이 아닐 경우에는 상사가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일을 지시하는 상사라면 부하 직원이 중간에 한 번쯤은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되고 있는지 진척 상황을 보고하여 의논하기를 원한다. 


 내가 상사의 의도를 잘 이해했더라도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한 번쯤은 중간 보고를 통해서 상사의 방향성에 맞게 일을 진행하는지 확인을 해야 하며 일을 하면서 의문점에 대해서 물어봐야 한다. 

(그렇다고 자주 묻는 것은 업무의 방해가 되기 때문에 방향성 확인과 의문점을 정리해서 한 번에 중간 점검을 하며 물어보는 게 효과적이다.)


신입 때는 업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사의 지시만 잘 따라도 신입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간단한 지시 조차 제대로 잘 따르지 못해서 혼나고 깨지는 사람들이 많다. 수동적인 태도로 인해 생각 없이 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일 깨지면서 주눅이 들고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서 직장 퇴사를 고민한다.   


  업무를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아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발전의 정도가 달라진다. 꼭 회사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밖에서도 사람과 자기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만약 오늘 상사에게 크게 깨졌다면 상사 탓만 하지 말고 부족했던 자신의 태도를 반성해 보고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미션]

-상사의 지시에 대해서 반드시 메모를 하고 상사와 더블 체크를 한다.


-상사의 지시에 대해서 의도를 반드시 파악한다.


-상사의 지시에 대해서 중간 보고를 통해 일의 방향성을 확인한다.


상사가 나만 혼내는 이유는 업무 능력의 부족보다 상대에 대한 화를 자극하는 나의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상사를 대하는 나의 의식과 태도를 관찰해 보고 당장 고쳐 보기를 바란다. 바로 당장 효과를 볼 수 없겠지만 적어도 2 주일이 안에는 상대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 상사에게 나만 특별히 혼나는 이유>

-상사나 동료를 과대 평가하는 생각 

-당하고도 상대를 믿으려는 생각 

-실수하면 사과해야만 한다고 하는 생각

-혼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미숙한 업무 태도


지금까지 상사가 혼내고 괴롭히는 행동에 대해서 방어적 태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봤다면, 이제부터는 상사와 싸우는 스킬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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