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49
파란 하늘이 너무 화창해서
갑자기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스웨터 대신 원피스에 손이 갔다.
원피스를 꺼내고 보니
조금 멀리 가고 싶기도 하고
조금 늦은 시간까지 있고 싶기도 해서
노트북과 책도 챙겨 가방에 넣었다.
아주 굽이 높은 구두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구두를 신어서 그런지
특별한 약속이라도 있는 것처럼
기분이 올라갔다.
그렇게
밖을 나가기 전까지는 딱 좋았다.
파란 하늘을 보며 느낀 봄기운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밖을 나서자마자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순식간에 멀리 가고픈 마음은 싹 사라지고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는 뭐하고
결국 근처의 카페로 들어갔다.
몸은 춥고
가방은 무겁고
머리는 헝클어지고
오랜만에 신은 구두는 불편하고.
마음만 너무 앞섰다.
올라갔던 마음이 가라앉아 그런지
카페에서의 시간도 시큰둥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여전히 온몸이 싸늘했다.
분명 봄기운을 쫓아 나갔는데
감기 기운을 달고 온 모양이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전기담요의 온도로 최고로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