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요나라, 도쿄 #19
예상보다 비가 많이 내린 오후였다.
그런 오후 잠깐 시간을 내어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에 들렀다.
다음 주까지는 뮤지엄 위크로
예약이 불필요하기에
시간이 나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늘이 되었다.
역시 비 내리는 날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오렌지 캣의 커다란 테이블 귀퉁이에 앉아
재즈를 들으며 먹는 명란젓 파스타.
일정이 빠듯한 하루였지만
막상 이 자리에 앉으니 몸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다른 일정을 미루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내가 도쿄에 없었던 사월의 어느 날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이 발간되었었다.
6년만의 신간 소식에
가는 서점마다 메인 매대를 채우며
무라카미 하루키 스페셜 코너가 펼쳐졌고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마 도쿄에서 내가 사는 마지막 책도
이 책이 아닐까 싶다.
독서의 즐거움은 귀국 후로 잠시 미뤄두고
오늘은 마지막이 될 것 같은
라이브러리에서의 시간을 만끽했다.
사요나라, 도쿄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