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
난젠지를 향하는 코스는
여러 개가 있다.
긴가쿠지에서 철학의 길을 따라
난젠지로 향해도 좋고
헤이안진구나 교세라 미술관에서
난젠지로 이어져도 좋고.
대신 어느 루트도
하루를 꼬박 잡고 움직이는 게 좋다는 거.
나의 난젠지 루트는
난젠지에서 철학의 길을 따라 긴가쿠지로.
철학의 길만큼이나
지하철 케아게역에서 난젠지로 향하는
왠지 모를 신비스러운 길도 운치 있다.
예전 블루보틀을 찾아가던 길에
처음 마주했던 그 길 느낌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난젠지 내부를 가로질러 만나는 수도교,
고대 로마의 수도교를 모티브로 만든
빨간 벽돌에 덮인 그린이
로맨틱하기 그지없다.
어는 잔잔한
일본 영화의 한 장면처럼
수도교를 독차지해 보고 싶다면
물론 여기도 아침 시간을.
일본의 3대 문 중 하나인 산몽(삼문),
산몽 입구에 앉아 잠시 쉬어가도 좋고
난젠지가 한눈에 보이는
산몽 전망대를 올라가도 좋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그토록 절경이란다.
아쉽게도 나는 급 경사 계단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난젠지에는 수로교 이외에도
멋스러운 일본 정원이 여러 곳 있다.
곳곳에서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이
역시 사계절을 다 와봐야
제맛을 알 것 같다.
철학의 길로 향하는 길목의
두부 요리집에서 런치를 즐긴 후
좀 더 여유롭게 난젠지를 만끽해도
괜찮겠다 생각했던 걸
다시 상기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