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일상
#여행기분
옅게 얼어붙은 강 위로 밤새 눈이 쌓였나 보다.
우연히 만난 새하얀 강 풍경이 너무 예뻐
가던 길을 멈춰 섰다.
겨울 속에 있지만
마치 또 다른 겨울 나라로 온 것 같은
일상이 여행 기분이 되어버린
작지만 특별한 순간이었다.
#양파장아찌
양파 장아찌를 만들었다.
양파를 두 개 넣고 고추를 반 개 넣어
너무 맵지도 너무 달지도 않게 했다.
넉넉한 양이라 생각했는데
금세 바닥이나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다고 말해줘서 좋았다.
#떡볶이
한국에 와서 다양한 떡볶이와 만나
한동안 신나게 이것저것 사 먹다
다시 나의 집 떡볶이로 돌아왔다.
그리운 떡볶이 맛이
한국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의 손맛이었다.
#야채망
선물로 받은 자그마한 야채망이
너무 예뻐 아무것도 담지 못한 채
한 쪽 벽에 걸어두고는
주방을 오가며 눈길만 주고 있다.
노란 야채망을 볼 때마다
레몬레몬했던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기분이 올라간다.
#텀블러
아끼던 미나 페르호넨의 텀블러를
엄마에게 빼앗겼다.
무거운 걸 못 드시는 엄마를 위해
따뜻한 물을 데워 담아 드렸더니
어느새 엄마의 전용 텀블러가 되어버렸다.
가끔 외출 때 가져 나갈까 하고
엄마의 눈치를 보지만
이미 엄마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내가 다시 손을 대기엔 늦어버린 것 같다.
아쉽지만,
다음 번 기회에 새 아이를 데려오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