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그리고 終活[しゅうかつ]

소소 일상

by 우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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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생각지도 못한 곳에 이상이 생길 때가 있다. 오늘 아침도 부랴부랴 병원에 다녀왔다. 이상 증세는 어젯밤부터. 덕분에 어젯밤 침대에 누워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큰 병이라면 어떡하나라고 생각하니 병보다 사고가 나거나, 혼자 있을 때 갑자기 크게 아픈 게 더 겁이 났다.

요즘은 젊은 나이의 고독사도 많고. 그래도 죽음이란 어차피 태어날 때부터 예정된 일이니 갑작스러운 병이건 사고건 그저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것보다 혼자 집에 있다 고독사를 맞는다면, 여기가 타지이다 보니 누군가 발견해도 한국의 가족에게까지 연락이 가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릴 테고, 매일 회사에 출근하는 것도 아니니 큰일이 생긴다 해도 바로 발견되지 못할 수도 있고, 더불어 고독사를 처음 발견한 사람에게는 본의 아닌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니 만의 하나를 위해 봉투에 일정 금액을 넣어 미리 편지를 써 두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안 그래도 요즘 일본에서는 슈카츠終活[しゅうかつ]라는 말을 꽤 많이 듣는다. 말하자면 인생의 마지막을 위한 활동으로 예를 들어 본인의 장례식에 대한 디테일한 내용이나 미리 신변 정리를 해두는 뭐 그런 건데, 더 나아가서는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하루하루 좀 더 충실한 삶을 살아가며 하고 싶은 일들을 해 나간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슈카츠[終活]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이에 상관없이 적당한 슈카츠[終活]가

내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갑자기 몸에 이상이 있으니 이 단어가 크게 와닿았다.

암튼, 그렇게 살짝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엘 갔는데 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지만 아마도 큰 이상은 없을 것이라는 진단에 흔들렸던 마음도 진정되었다.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이토록 나약해지나 싶지만 신기하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그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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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점심으로 우나쥬를 먹었다. 몸이 아파서, 우울해서, 힘이 없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붙여 우나쥬[うな重장어덮밥]를 먹지만, 결국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기 때문인 거 같다. 우나쥬 먹고, 약 먹고, 힘내서 終活[しゅうかつ]는 잠시 접어두고 밀린 일부터 해야겠다. 역시 사람은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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