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일상
냄비밥 집밥
여전히 냄비밥이 좋다.
나의 전용 밥 짓기 냄비도
여전히 제 몫을 충실히 잘 해내고 있다.
갓 지은 하얀 쌀밥에
시금치 된장국을 끓여
간단한 반찬과 함께
오늘의 점심을 준비했다.
손으로 찢은 김치가 메인인
소박한 밥상이지만
그래도 역시 집밥이 좋다.
모닝 카페에서
크루아상과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다.
동네의 적당히 괜찮은 카페가
아주 이른 시간부터는 아니더라도
아침 영업을 해주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흐릿한 휴일의 한적한 아침,
오랜만에 느껴보는 왠지 익숙한 풍경에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아지트를 발견한 것 같다.
생라면
동생은 가끔 생라면을 먹는다.
키친 페이퍼를 깐 다음
면을 반으로 자르고
그 반을 다시 반으로 자른 후
다시 또 한 입 크기로 부순 다음
위쪽에 스프를 살짝 뿌려
하나씩 집어먹는다.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분명 라면을 들고나올 때만 해도
전혀 식욕이 없었는데
스프를 뿌릴 땔 즘이 되면
나의 손은 이미 라면에 가있다.
결국 순식간에 라면 하나를
둘이서 흔적도 없이 없애버린다.
먹지 않아도 무슨 맛인지 다 알지만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생라면.
먹고 난 시간이 늦으면 늦을수록
후회가 깊어지지만
나는 아마 앞으로도
생라면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