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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카페,

교토 여행

by 우사기 Feb 28.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 카페 옆에 초콜릿 가게가 있었다.

노렌 너머의 은은한 불빛이

왜 그리 마음을 흔들던지

하마터면 그대로 방향을 틀 뻔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원래의 목적지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바시,

문이 열려있음에도

문 안쪽으로 들어서는 게

왠지 조심스럽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작은 몸짓으로

발소리를 죽이고

화살표를 향해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브런치 글 이미지 4

다시 또 용기를 내어

천천히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그제야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브런치 글 이미지 5

이곳은 LP를 틀어주는 카페,

사실 카페보다는 찻집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브런치 글 이미지 6

특정한 요일의 밤에는

바로도 운영된다 했다.

밤은 또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브런치 글 이미지 7

마음에 드는 곳에 앉으라는 안내를 받고

잠시 망설였다.

정원을 향해 있는 의자에

앉아도 좋을 것 같았다.

푸른 5월의 반쯤 열린 창을 상상하며

의자 근처로 걸어갔다

창틀 사이로 느껴지는 찬 바람에

곧바로 몸을 돌려

자그마한 원탁 테이블에 앉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8

작은 소품 하나하나 다 예쁜 곳,

딸랑딸랑 종을 흔들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메뉴를 주고 안쪽 방으로 사라졌던

점원이 다시 나타났다.

브런치 글 이미지 9

그날도 그날을 회상하는 지금도

보통 잔으로 세 잔은 족히 나올 것 같은

거대한 카페오레의 양은

여전히 미스터리지만,

다다미방을 혼자 독차지하며 쉬어간

그날의 오후는 참으로 평온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0

카페를 나와서는 다시 버스를 타고

헤이안진구 쪽으로 왔다.

카페를 찾아가던 길엔 분명 비가 내렸는데

어느새 하늘이 이토록 파래졌는지

붉은 도리이와 대조된 하늘빛이

더욱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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