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B Oct 22. 2023

역학, 전 국민의 교양 과목

학선 류래웅 선생님 2

(제이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공주대학교 대학원 역리학과와 동양학과에서 10년 이상 이렇게 대학원생들 지도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공부를 하는 곳인지 궁금합니다. 
 

(류래웅 선생님) 공주대학교에 처음에 역리학과로 했어요. 그렇게 하니 박사 과정이 개설이 안되어서 그 이름을 동양학과로 개칭한 것입니다. 2003년 무렵 학과 개설에 대한 의논을 했어요. 그러면서 커리큘럼을 짰지요. 역리학과이니 역학과 관련된 것으로만 커리큘럼을 짰더니, 그 학과를 반대하는 교수들이 많았어요. 국립대학에서 무슨 미신 학과를 만드냐고. 그래서 초창기 때는 영어나 다른 교양과목을 많이 넣어서 겨우 만들었지요.

저는 기문둔갑 내리 10년 안 빠지고 강의했지요. 그러다 보니 박사 된 사람도 있고. 내가 뒤로 물러 나야 배출된 사람들이 강의 자리가 하나라도 생길 것 같아서 그만뒀어요. 


(제이선생님) 지금도 기문둔갑이나 역학 과목들이 국립대 커리큘럼에 들어가기 쉬운 일이 아닐 텐데, 10년 전에 이런 과정이 생겼다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류래웅 선생님) 제도권 대학 안에 역학과가 있는 곳은 없어요. 일본, 중국, 대만도. 그런데 몽골의 국립대학교에 역학과가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지요. 제가 몽골 역학 교재를 가지고 있거든요. 일본 역술인들이 굉장히 부러워합니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아직 못 하거든요. 우리나라는 학교에 생겼지, 석사 나오지 박사 나오지 하니까 굉장히 부러워합니다. 역학은 현재 우리가 세계 최선진국입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께서 엄청나게 노력하시고 쫙 끌어주신 그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흩어져 있던 이런 공부들을 모아서, 제도권으로 연결해 주시기까지 엄청난 노력들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명리학이 어떤 식의 발전을 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류래웅 선생님) 명리학을 이용해서 직업 적성, 건강 적성 이런 식으로 구체화해서 상담하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앞으로 운명 상담은 그런대로 또 유지되겠지만, 이런 구체화된 부분도 발전할 것 같습니다. 분야별로 나눠질 것 같습니다. 궁합 전문 명리가라든지. 진로 전문이라든지. 다양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주역을 달달 외웠어요. 그 시대 사람들은 다 점을 할 줄 알았어요. 난중일기를 보시면 이순신 이야기가 점친 이야기도 많아요. 징비록의 류성룡도 한의학에 박학했습니다. 한의학은 역학과 쌍둥이 학문이니 그분도 역학에 능통하셨겠지요. 


지금 여러 가지 발전 방향으로 보았을 때, 전 국민의 역학자, 역학을 교양으로 알게 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에는 운전하는 것이 고도의 기술이었죠. 근데 지금은 너도 나도 다 하잖아요.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제이선생님) 인문학의 한 분야로 명리학뿐만 아니라 역학이 널리 알려져서 긍정적으로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류래웅 선생님) 그렇지요. 이 것이 비긍정적으로 쓸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니, 누군가가 중심축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이선생님) 월간 역학에 쓰신 글의 마지막 부분에 '이제 정리 못한 학문을 정립해야겠다.' 이런 문장이 있었는데요.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십니까?


(류래웅 선생님) 책을 두 권 정도는 더 집필을 할 것 같고요. 체력이 허락하면 세 권 정도. 명리 서적을 반 정도 집필할 것이 있고, 기문둔답에서 국운을 보는 부분만 따로 집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이선생님) 앞으로 나올 책들, 선생님 활동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하고 상담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던데요. 그런 선생님의 시선이나 노하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명조를 대하실 때 가지시는 마음가짐이 있으실까요? 
 
(류래웅 선생님) 제삼자에게 팔자가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합니다. 자신이 대단한 실력이 아닐 수 있고 틀릴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극단적으로 불안한 이야기를 해서 상대를 겁주는 행위는 정말로 삼가야 합니다. 이게 구업인 것이지요. '정구업진원(淨口業眞言)'이라는 불교 용어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지나치게 비유를 맞춰도 안됩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금액으로 상담하는데, 사람을 다르게 대하면 안 돼요. 명리학을 공부하는데 이것을 직업으로 할지 안 할지는 물론 선택이겠지요. 이것을 직업으로 선택하시는 분들께 해드릴 이야기가 있습니다. 직업으로 선택하셨다면 예언자의 길과 상담가의 길이 있습니다. 예언자는 냉혹할 만큼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겠지요. 죽은 다음에 이름을 남기시려면 예언자의 길을 가세요. 죽은 다음에 아주 유명해집니다. 상담가의 길을 가세요.

 
 (제이선생님) 상담하러 오는 사람이 누구이든 그 질문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류래웅 선생님) 질문하는 내용은 너무 빤하죠. 스무 가지가 넘잖아요. 육임이라는 학문에 과식이 720개가 있습니다. 720개의 과식 안에 인간의 물음이 모두 들어가 있지요. 복잡한 듯 보이지만 요약됩니다. 


(제이선생님)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선생님의 마음에 관한, 좀 몽글몽글한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류래웅 선생님) 명리학자가 됐든, 한의사가 됐든, 축구 선수가 됐든 그건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꼭 명리학자만이 다른 행동을 하거나 다를 필요는 없지요. 인간은 일단 기본적으로 윤리라는 것이 있어요. 윤리는 남에게 보이지 않아도 지키는 거예요. '홀로 있어도 몸을 근신한다', 중용에 나오는 글입니다. 누가 보지 않는 곳에서도 자기 행동이 올곧아야 진짜 덕이 있는 사람이 되겠지요. 그리고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자기 안에 꽃 향기를 품도록 해야지요. 


그리고 부탁하신 것은 아니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시를 하나 읽어보겠습니다. 조선시대 때 구봉 송익필이라는 분의 <낙천>이라는 시입니다. 천명(天命), 그러니까 운명이 즐겁다는 것이지요. 운명을 즐겁게 받아들여라.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여라가 요지인 것 같아요.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惟天至仁(유천지인) 오직 하늘은 지극히 어질고

 天本無私(천본무사) 하늘은 본래 사사로움이 없어서

 順天者安(순천자안) 하늘을 따르는 자는 편안하고

 逆天者危(역천자위)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위태롭네

 痾癢福祿(아양복록) 고질병과 복록은

 莫非天理(막비천리) 천리 아닌 것이 없으니

 憂是小人(우시소인) 근심하는 자는 소인이요

 樂是君子(낙시군자) 즐기는 자는 군자이네

 君子有樂(군자유락) 군자는 즐김이 있어

 不愧屋漏(불괴옥루) 집이 새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네

 修身以俟(수신이사) 몸을 닦고서 기다리니

 不貳不夭(불이불요)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아첨하지도 않는다네

 我無加損(아무가손) 나에게 더할 것도 덜 것도 없는데

 天豈厚薄(천기후박) 하늘이 어찌 후하고 박하게 대하겠는가?

 存誠樂天(존성락천) 성심(誠心)을 보존하고 천명(天命)을 즐긴다면

 俯仰無怍(부앙무작) 내 행동에 부끄러워할 것 없을 것이네


(제이선생님) <낙천> 멋진 시입니다. 직접 읽어주시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선생님 존경하시는 많은 분들 반갑게 이 영상 볼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이전 28화 學.術.道의 역학과 함께, 50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