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B Oct 22. 2023

배우고 전달하는 기쁨

백민 선생님 1

(제이선생님) 선생님 약력 소개를 해보겠습니다.선생님께서는 교육대학을 나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국대학에서 철학 박사 하셨고요. 1997년 동국대학 사회교육원 역학과목을 개설하시면서 한국 최초로 제도권 교육에서 역학 강의를 시작하셨다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대단하신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백민역학연구원 이사장이시고, 경기대, 동국대 사회교육원, 대불대, 서울사회복지대학원 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지도해 오셨습니다. 또 제가 알기로는 2022년까지 서경대학교에서 강의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백민 선생님) 교육대학은 졸업을 못 했어요. 2년 다니고 수료했는데, 아쉽지만 제적을 당했어요. 졸업했다면 인생이 바뀌었을지도 모르지요. 역학을 공부하고, 강의하고, 상담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강의를 한 세월은 40년이 넘었네요. 제도권 안에서 공부하고, 강의를 시작한 것이 가장 의미 있다고 봐야겠지요. 동국대에서 강의하기 전에 개인적인 강의 말고는 사단법인 한국역술인협회에서 관인 '동양 영리 학원'이라는 곳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예전에는 관인 학원이 있었어요. <사주첩경>을 쓰신 이석영 선생님이 운영하시던 '한일 영리 학원'이라는 것도 있었어요. 남영동, 청파동 그쪽 근처에 있었던 시절입니다. 관인 학원이기 때문에 그래도 그나마 인정을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92년도에 제가 그 학원에서 강의하기도 했어요. 92년도가 공적인 강의로는 처음이었어요.


(제이선생님) 네. 제가 선생님 조금 전에 저에게 주신 자료 가볍게 보았는데요, '진리라도 신비나 상술과

야합하면 미신이 된다.' 이런 말이 적혀 있더라고요. 이 분야를 '학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저변이 이렇게 늘어나는데 상당히 공헌을 하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백민 선생님) 과찬이고. 조금 의미를 둔다면, 제가 처음 공부 시작하고 또 강의를 하던 시절까지만 해도 음지에 있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이제 음지에서 양지로 많이 올라왔지요. 제도권에서도 강의하고, 학위도 받을 수 있으니요. 음지에서 양지로 살짝 끌어내는 역할? 그 정도로 제 역할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제이선생님) 그렇군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이 공부랑 어떻게 인연이 닿으셨을까요?

 
(백민선생님) 그 이야기를 하면 좀 가슴이 짠하기도 하지만, 이제 말할 수 있지요. 앞서 소개해주신 대로 원래 교육대학으로 진학을 했습니다. 교육대학을 간 이유는 교육에 대한 어떤 꿈이 있었다는 것과 병역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이었어요. 집안 사정이 어려웠기때문에 교육대학이 좋았지요. 어렵게 대학 생활을 했어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운동을 했지요. 


(제이선생님) 학생 운동 하셨지요.


(백민선생님) 그러다 보니, 2년 공부를 다 마치고 제적을 당했어요. 그 당시 제적 당하면 1주일 내로 군대 입영 영장이 나와서 끌려가다시피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었지요. 3년 군대 생활을 다 채우고 만기 전역하고 나와서 보니, 복학도 안되고요. 취직도 안 되더라고요. 당시에는 정말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고시 공부 한답시고 전북 김제 금산사 뒷산 모악산에 있는 작은 암자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이 계통의 공부를 접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시작했죠.

 
(제이선생님) 그렇게 인연을 맺으셨네요. 그런데 제가 선생님 동영상 강의를 좀 많이 들었는데요, 들으면서 보니 커리큘럼이나 수업하고 판서하는 방식들이 교육학을 공부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는 조금 들었습니다. 교대 수료까지 하셨다지만, 결국에 공부는 다 하신 것이니. 그런 배움이 선생님의 교육 방식에 이렇게 다 젖어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백민선생님) 당연하죠. 우리 선생님도 교육계에 종사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교안 다 짜야 되고, 자료 준비도 해야 돼요. 그다음에 무엇보다도 제가 처음 이 공부하면서 많이 아쉽게 느꼈던 것이 체계적인 공부가 안 되었어요. 체계적인 공부라는 것은 기초 과정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공부를 하는 것인데. 지금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백일 완성'이나 '몇 달 안에 비법 전수'와 같은 식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기본적인 이론의 기초가 안 되지요.


저 같은 경우는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부터 체계적인 강의를 하자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음양, 오행, 간지. 그다음에 오행의 변화인 상생상극, 그다음에 간지의 변화인 합형충, 그다음에 사주를 작성하는 법. 요즘은 만세력 앱이 있어서 그냥 툭툭 치면 나오지만 당시에는 만세력을 찾아가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절기라는 것이 아주 중요하죠. 그래서 절기에 관한 것, 그다음에 육신, 그다음에 육신의 변화, 그다음에 신살, 격국, 조후 이런 식으로 나가야 합니다.


사주를 대충 뽑아 놓고, 풀이 다시 말해 통변부터 하려고 하다 보니까 공부가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강의 방식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초부터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러한 교육 방식이 아무래도 제가 예전에 학교 때 배운 것과 연결이 되었겠지요.

 
(제이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개인적으로는 교육대학 제적당하시고 많이 힘드셨지만, 명리학이 이렇게 제도권으로 나오고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셨다는 맥락에서 보았을 때는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선생님 그 배움이 이렇게 연결되어서, 다시 많은 후학들을 길러내셨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백민 선생님) 과찬이시고요. 다른 데서 공부를 많이 했어도 뭔가 체계가 엉켜서 꿰지를 못했는데, 하나씩 차근차근 꿰어진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또, 백민 선생님한테 공부하신 분들은 또 교육 쪽 교수 쪽 가르치는 쪽에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 선생의 제자, 그 코치에 선수 아니겠냐고 농담을 하지요. 




(제이선생님) 선생님 몸이 좀 안 좋으시죠. 제가 너무 뜬금없이 이야기를 꺼내는지 모르겠습니다.
 
(백민 선생님) 제가 암 투병 주위에 있어요. 그래서 컨디션에 따라서 많이 달라져요. 그런데 저는 아프다가도 강의를 하면은 나아요. 이게 무속인들이 굿할 때 기분 아닌가, 신명 나는 것처럼. 그래서 저는 천상 선생님이구나 강의를 해야 되는구나 생각합니다. 요즘 몸이 안 좋습니다만 며칠 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한 번 연습해 봤습니다. 그런데 만만치 않더라고요. 이럴 때 누가, 어느 선생님이 하나 탁 알려주고 찍어주면은 빠르게 습득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하지요. 이런 생각을 하면 명리 공부도 마찬가지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이선생님) 네. 앞서 공부한 사람들이 내어 놓은 길을 보면서 뒤 사람들이 따라가지요.

 

(백민선생님) 모르는 부분을 정확하게 누군가 이야기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명리 역학 공부하면서 가장 마음속에 새겼던 게 뭐냐면, '만약 내가 강의를 하면,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였어요.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이 부분에는 이런 표현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에 이 설명을 덧붙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항상 했지요. 


(제이선생님) 저도 공부할 때 늘 그런 마음인데요... (웃음)


(백민선생님) 그게 선생님들 스타일이지요. 그래야 더 나은 강의가 되지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강의면서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어요. 내가 강의한 대로, 가르친 대로 그대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더 스스로의 자기의 경험이나, 봤던 책들,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을 첨가해야 발전한다고 이야기를 하지요. 그런 자세가 중요하지요. 


(제이선생님) 건강이 좀 빨리 더 좋아지시셔서 강의 활발하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백민선생님) 그렇데 또 이렇게 인터뷰를 하다 보니까, 지금 더 살아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게 하다 보면, 이렇게 살아납니다. 좀 신명이 나야죠. 공부든 뭐든. 아무튼 고맙습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 그런데 국제 역학 대회라는 것이 있더라고요. 저는 역학이 국제적으로 이렇게 큰 무대가 있다는 것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백민선생님) 제가 이 공부를 하고, <사단법인 한국 영리 학회> 또 <사단법인 한국역술인협회>라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를 잘 아는 선배님께서 가입을 권유를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당시의 전설 같은 선생님들을 소개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많은 덕을 봤죠. 


당시 초대 회장님이 청옥 지창룡 회장님이라는 분이 계세요. 그분이 1984년도에 한국, 일본, 대만의 역술인들과 모여 교류를 하자고 약속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논문도 발표하고 친목도 도모하자고 시작한 것이 국제 역학 대회입니다. 84년도에 시작했으니 40년이 되었지요. 우리나라가 종주국가예요. 저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때 외국에서 백몇 십 명이 참가를 했는데 초청식으로 했어요. 숙박비부터 다 제공해 줬어요. 엄청난 비용이 들었죠. 정부 지원은 없었고요. 역술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서 그 많은 사람들을 호텔에 묵게 했지요.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순차적으로 했어요. 그러니까 88년도부터 제가 참석을 한 거죠.


그다음 해인 89년도에는 일본에서 했어요. 일본 고도역단이 주최해서 일본 시지오카시에서 열렸지요. 한국 대표로 제가 참석을 했지요. 다음에 대만, 싱가포르 이런 식으로 나라마다 돌아가며 주최를 맡았지요. 교육계통이나 학계에 있는 선생님들도 계시기는 했지만 주로 참가하시는 분들이 현업을 하시는 분들이었지요. 매년 돌아가면서 나라별로 개최하고 교류하며 학문을 나누었지요. 상담 내용을 기술한 것도 많았지만 아주 훌륭한 논문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이어지던 것이 근래 3년 동안은 코로나 때문에 개최되지 못했지요. 34회까지 개최했습니다. 지금 현재 대만분이 대의장을 하시고 제가 사무총장 격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 2024년 하반기에 말레이시아에서 할 예정입니다. 

 
대만과의 관계 때문에 중국은 처음부터 함께하지는 않았어요. 중국은 그 이후에 2000년대 들어와서 가담을 했어요. 중국 측에서 대표단도 많이 옵니다. 연변 지역학회 같은 경우는 우리 조선족들이 많습니다. 중국은 워낙 인구도 많고 땅이 넓으니 학회가 많아요. 각 성별로도 참여를 하고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이선생님) 명리학이 우리나라 같은 경우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양지로 많이 드러났다고 봐지는데요. 물론 여기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그게 학문이냐 이렇게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중국이나 대만, 일본에서 명리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백민 선생님) 일본에는 현재 학위 과정이 없어요. 학사, 석사, 박사의 학위 과정이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대만에도 없고요. 일반대학에서 물론 풍수 등을 할 수는 있지만요. 중국은 더욱이 그런 부분이 어렵지요. 그래서 일본 선생님들 호기심을 가지고 또 부러워하신다고도 합니다. 


중국의 경우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보니 출판을 아무 데나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상담은 마음껏 하지요. 제가 볼 때 중국의 역학계는 우리나라 10년 전, 20년 전 상황을 보는 것 같아요. 행사, 자격증 위주이지요.


대만에는 명리학이 상당히 발전되어 있어요.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과정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광복 이후 대만 책과 홍콩 책을 많이 가져와서 공부를 했지요. 대만은 상당히 많이 발전되어 있어요. 그런데 가장 활성화된 것이 우리나라입니다. 명리학 쪽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술수의 영역도 말입니다. 

 
(제이선생님) 제가 볼 때, 80년대 90년대 하이텔 역학 동호회뿐 아니라 여러 루트를 통해서 역량이 뛰어나신 분들이 이 공부에 많이 참여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 공부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시고 여기까지 끌어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백민 선생님) 그런 것들이 대중화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지요. 통신 기술 발달과 더불어, 그 당시 젊은 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그러한 시대였지요. 이것이 대중화 보급화하는 데 있어 하나의 분명한 계기가 되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전 18화 평생 어떤 일을 한다는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