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브랜드 CFO 10편:
이름을 지키는 비용

by Lucky Nine
“비용은 숫자고, 결정은 믿음이다.”


중국에서는 이름을 버렸다.
우리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고,
그 이야기는 **‘동생 이름 만들기’**에 담았다.

미국에서는 달랐다.

이름을 버릴 수도, 지킬 수도 없는 상태.
결국, 우리는 빌려 쓰기로 했다.


이름을 사지 못한 이유

우리가 미국 진출을 준비하던 어느 날,
법무팀이 상표 검색 결과를 가져왔다.
동일한 상표권 존재
화장품 카테고리에도 정확히 포함되어 있었고,
상표권을 가진 회사는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우리는 먼저 상표 양도 협상을 시도했다.
돌아온 답은 단 하나였다.

“절대 팔 수 없습니다.
로열티를 내고 쓰세요.
리브랜딩하더라도 제품이 유사하면 소송하겠습니다.”


리브랜딩? 선택지에서 제외됐다

일부 팀에서는 리브랜딩 아이디어도 나왔다.
새로운 이름으로 미국에서 다시 시작하면 어떻겠냐는 제안.
하지만 법무팀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제품 유사성, 컬러 콘셉트,
심지어 톤앤매너 유사성까지 문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즉, 이름만 바꾼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선택지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로열티를 주고 이름을 쓰기로 결정했다.


숫자만 보면 손해였다

이익률은 명확히 떨어졌다.
미국 진출은 로열티 계약 때문에
다른 국가 대비 고정비용이 높은 구조였다.
마케팅 비용, 물류비, 각종 현지화 비용까지 더하면
P&L 상으로는 답이 잘 안 나오는 구조였다.

하지만 CFO인 나는
그 숫자들 위에 놓인 문장의 끝을 바꿔야 했다.

→ "그래도 해야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이니까

우리가 이 결정을 내린 이유는
단기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은 브랜드 확장의 교두보였다.

하나의 문화가 아닌, 다문화 사회

성공하면 바로 글로벌 진출 기반으로 연결되는 시장

브랜드에 대한 반응이 해외 확장 전략의 검증 모델이 될 수 있는 곳

미국에서 브랜드가 살아남는다면,

그 자체가 다음 시장 진출의 여권이었다.


비용 vs 의미

나는 이 결정을 이렇게 회의록에 남겼다.


“미국 시장은 이익률 기준으로는 불리하지만,
브랜드 확장의 전략적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다.
이는 비용이 아니라 지속 성장에 대한 투자다.”


누군가는 “계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계산서로는 담기지 않는 의지도 있다는 걸.


대표와의 대화

보고서를 넘긴 뒤, 대표는 조용히 말했다.
“손익은 안 좋네. 그런데도 하겠다는 거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건 숫자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선택이에요.”

대표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이 방향, 믿고 가보자.”



다음 편 예고
우리는 결국 사무실도 옮겼다.
로열티를 감수하고 이름을 지킨 것처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사무공간에 투자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깨달았다.
그것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색조 브랜드 CFO 11편: 비데로는 부족하다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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