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이들과의 시간
고마워
시│현정아
옆에 있어 주어서 고마워
함께 하는 시간이 고마워
마음을 나눈다는 건
길게 말하지 않아도
눈빛과 표정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닿아가는 것이라
무언가를 바라기보다
내가 줄 수 있는 하나
사랑이라는 마음만은
가슴 가득하게 품고 품어
나로부터 너에게로
너에게서 나에게로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시간의 합이
기억으로 곱게 읽히기까지
주말이면 가족이 모두 모인다. 아이들을 키워내며 수많은 일들을 겪고, 익숙해질 경험으로 풀어가기까지 부모는 배워 나간다. 익숙한 경험은 없다. 같은 일이라 해서 당연하고 쉬운 것은 아니니까.
내 마음이 향하는 자리가 모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것을 바라기만 하면 갈등이 존재한다. 그 갈등을 풀어내기 위한 여러 상황 속에도 좋아지는 일들과 또 다른 갈등이 겹치는 일들이 생긴다.
그렇다고 그 갈등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필요하기에 오히려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좀 더 근사한 어른으로 자라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나만 생각하는 사랑은 좋은 사랑이 아니다. 나와 네가 존재하는 일들이 잘 어우러져야 하기에 서로를 위한 사랑과 인정,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함을 느낀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서로에게 닿을 수 있도록, 나누는 이야기는 서로에게 있어야 하기에 지금 가족과의 시간이 소중하다.
언젠가 독립하여 나아갈 아이들, 가장 마지막까지 손 잡을 당신, 남겨진 내리사랑이 그대로 포근하게 닿도록 오늘의 시간이 의미 있게 흐른다.
시간은 유용하지만 무용의 것들을 길게 남긴다. 그리고 깊어간다. 다 알 수 없는 마음이라지만 이왕이면 사랑이라는 마음이 가장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그렇게 울고 웃던 순간까지도 소중한 날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