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스테이크를 또다시 한 점 썰어본다. 언젠간 스무 살이 될 줄 알았고, 언젠간 서른 살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30대가 되고 나서부터는 확실히 다르다. 멈추지 않는 고속열차에 몸을 싣기라도 한 것처럼 1년이 한 달 같고, 한 달이 하루 같다. 물론 내가 아직 나이 가지고 명함도 못 꺼낼 위치긴 하지만, 그래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하루가 지나가 버리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전에 이런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직장인이 되는 순간, 혹은 어른이 되는 순간부터 세월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흘러갈 거라고. 반복적인 일상 때문에 시간이 흘러가는 게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른들의 시계는 초침 바늘이 몇십 배 더 빠른 것만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어쩌면 살면서 경험하고 터득한 지혜들을 차곡차곡 쌓아 오랜 기간 숙성시키다 보니 시간이 빨라지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지. 젊었을 때는 결코 알지 못했던, 농축된 세월 한 점을 맛보기 위해서 말이다.
어차피 빠르게 흘러갈 시간이라면, 육즙 가득한 한 점을 만들어보고 싶다. 언젠가 접시 위에 인생이란 스테이크가 완성될 그 맛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