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중독적인 맛을 갖고 있다

by 광석

나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구글 포토부터 열어본다. 앱을 실행하면 상단에 1년 전 오늘, 2년 전 혹은 5~6년 전 그날까지 내가 찍었던 사진들을 모조리 인스타 스토리 형식으로 만들어 매일 아침 나열해 놓는다. 그리고 그걸 터치하는 순간, 시간은 삭제되어 있다.


본가에 들르면 간간이 저녁을 먹고, 오래된 서랍 안에 있는 먼지 쌓인 사진첩을 꺼낼 때가 있다. 가족들과 함께 사진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추억에 잠겨서 연신 '그땐 그랬지'를 외치곤 한다. 그런데 이젠 구글 포토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것도 매일 말이다.


실제 사진첩은 물리적으로 1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것들이지만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그렇지 않다. 손쉽게 터치 한 번이면 갤러리에 들어가 확인할 수도 있고, 클라우드 포토 앱들은 날마다 귀신같이 사진 정보에 기록된 날짜들을 파악해 추억의 사진들을 내 눈앞에 갖다 바친다. 안 보고 못 배기게끔 말이다. 그리고 나는 아차 하고 또다시 깨닫는다. 이런 사진들 또한 SNS, 숏폼들과 비슷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연약한 존재들이다. 어딘가에 분명 믿고 의지하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추억도 그런 역할이다. 과거의 기억을 예쁘게 포장하여 이야기를 담은 나만의 동화책인 것이다. 그리고 그 동화책은 읽을 때마다 달콤하다. 한 번 펼치면 계속 넘기게 되는, 그런 달콤함을 가지고 있다.


추억은 참 중독적인 맛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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