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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Kim Apr 27. 2021

날 울게 만드는 노래

요게벳의 노래 by 염평안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모세'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에 따르면 모세는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히브리인 (이스라엘인)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 당시 파라오의 명령으로 인해 히브리 남자아이들은 모두 죽여야 했지만, 도저히 자기 아들을 죽일 수 없었던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은 상자에 아이를 넣고 나일 강 갈대밭에 놓아둔다. 때마침 이집트의 공주가 강으로 목욕을 하러 와서 상자 안의 모세를 보게 되고, 이를 불쌍히 여긴 그녀는 모세를 양아들로 삼게 된다. 이후 모세는 온갖 우여곡절 끝에 노예 생활로 신음하던 히브리인들을 이집트 땅에서 탈출시켜 현재의 가나안 땅으로 인도한다.    


모세의 드라마틱한 인생에 대해서는 소설,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매체에서 여러 각도로 다룬다. 탄생, 왕가로의 입양, 40년의 도피 생활, 하나님과의 만남, 파라오와의 대립과 이집트 탈출 등등. 하지만 신기할 정도로 그의 어머니인 요게벳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이 없다. '예수의 부모 이름은?'이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답을 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신기할 정도다    






작곡가 염평안의 '요게벳의 노래'는 갓 태어난 아이를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이 묻어나는 노래다. 이 노래를 처음 접한 건 2019년 봄, Texas Austin의 L 교회 주일예배에서였다. 성악을 전공한 W 사모님은 평소에도 자주 헌금 특송을 했는데, 그의 풍부한 성량과 고운 목소리는 언제나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이 노래가 유달리 지금까지 기억되는 이유는 그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노래는 잔잔했지만, 가사에 담긴 어머니의 슬픔과 기가 막힌 상황은 여러 성도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네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흘러

동그란 눈으로 엄마를 보고 있는 아이와 입을 맞추고
상자를 덮고 강가에 띄우며 간절히 기도했겠지

정처 없이 강물에 흔들흔들 흘러 내려가는 그 상자를 보며
눈을 감아도 보이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겠지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자폐를 가진 아들 태민이를 키우면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 노력했다. 한국의 안정적인 직장과 그곳에서 받은 지원금을 모두 포기하고 아이에게 좋은 환경의 미국에 남았고, 여유롭지 않은 형편에서도 최대한 좋은 치료실을 찾았다. 이렇게 노력하고 실제로 아이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늘 마음 한편에는 '이 녀석 언제 사람 되려나. 내가 죽으면 혼자 제 앞가림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남아있다. 이 때문일까? 그날 밤 아이와 아내가 잠들고 나서 이 노래를 다시 들을 때, 아래 가사를 듣자마자 눈물이 툭 떨어졌다. 

그가 널 구원하시리 그가 널 이끄시리라
그가 널 사용하시리 그가 너를 인도하시리


강에 버림받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구원받은 모세처럼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태민이도 하나님의 이끄심과 인도하심을 받기를. 

내가 아니라 하나님의 손으로 아이를 이끄시기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내 노력으로 미국에 계속 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의 자폐를 치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도 때때로 찾아오는 무력함에 절망스러울 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노래 가사를 떠올리며 억지로 마음을 추스른다. 내가 아닌 주인께서 가장 선한 길로 이끄시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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