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편지 1751호>를 읽고
20세 젊은 나이에 왕이 되어 약 10년 만인 BC333년에 유럽과 아시아의 대부분을 차지한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
당시 적군이었던 페르시아의 황제 다리우스와 최후의 결전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일화입니다.
다리우스는 결전을 앞두고 알렉산더에게 선전 포고하며 보낸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참깨였습니다.
'페르시아의 군대는 참깨처럼 셀 수 없이 많으니 승산 없는 싸움을 하지 말고 항복하라'는 뜻으로 보냈던 것입니다.
그러자 알렉산더는 답장으로 작은 봉투 속에 이것을 넣어서 다리우스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전쟁은 시작되었고 전쟁의 승리는 알렉산더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보낸 선물은 바로 작은 겨자씨 하나였고 이 선물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수가 적다고 무시하지 말아라! 이 겨자씨처럼 작지만 무섭고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우린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제주도의 유채꽃처럼 3월이 되면 이스라엘의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는 꽃이 바로 겨자 꽃이라고 합니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땅에 떨어져 싹이 나면 이듬해 그 지역이 온통 노랗게 변할 만큼 놀라운 생명력과 전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겨자씨 하나만큼 작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낙심하지 말고, 겨자씨 하나의 힘을 믿어보세요. 여러분은 어쩌면 각자가 생각하는 그 이상보다 더 큰 잠재력이 있을지 모릅니다.
# 오늘의 명언
시도해보지 않고는 누구도 자신이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
*발췌 : 따뜻한 편지 1751호
오늘의 따뜻한 편지를 읽다 보니, 예전에 대학 다닐 때 썼던 습작시가 생각이 납니다. 마침 습작시를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어서 올려볼까 합니다.
민들레와 하이에나
하이에나가 민들레의 땅 안으로 들어왔다
초원 모퉁이 바위 나지막한 틈새에서 자라난 민들레
그곳에서는 송곳니를 드러낼 필요도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릴 필요도 없어
민들레는 그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고
하이에나는 계절 따라 수많은 초원을 누볐겠지
그래, 많이 피곤했겠지
민들레는 넓은 잎사귀를 펼쳐 하이에나에게 어깨를 빌려준다
하이에나는 민들레의 잎사귀에 기대어 곤히 잠을 청한다
겨울이 오면 하이에나는 다시 사냥에 나서야 할 텐데
이제 다시 광활한 초원을 달리고 싶지가 않아
하이에나는 민들레가 마치 사라질 것만 같아
무리들과 떨어져서는 살아갈 수 없어
민들레는 홀씨를 바람에 실어 보내고
하이에나는 무리들을 따라 초원을 떠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와
하이에나가 초원으로 다시 오게 되면
온 초원이 민들레의 땅이 되어 있겠지
이 시를 쓰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저는 수업이 끝난 어느 목요일, 종로의 한 가라오케에 가서 술을 마셨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비관적이고 우울했는지, 술은 왜 마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학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제가 나이 어린 학생들과 함께 생활을 해야 해서 그것이 힘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동성애자인 자신이 세상에 인정받기 힘들다는 사실 때문에 화가 났던 것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사실 말이죠.
저는 카스 맥주 5병에, 과일 안주를 시킨 채로 혼자서 홀짝홀짝 쓴 맥주를 들이켜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나이 어린 남자가 와서 제 옆에 앉더군요.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잘 생긴 아니, 잘생겼다기보다는 예쁘장하게 생긴 미청년이 미소를 짓고 있더군요.
"혼자 오셨어요?"
어리둥절하게 바라보고 있는 내게 그는 웃으면서 말을 걸었습니다.
"네, 혼자 왔어요."
그는 자신이 가라오케의 종업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제 빈 술잔에 술을 따라 주었고, 자신이 가져온 잔에 술을 따랐습니다. 우리는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그는 제가 하는 이야기를 싫은 내색 없이 들어 주었고, 제게 "힘내세요." 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제가 술을 어느 정도 마시자, 그는 다른 테이블로 이동했고 저는 그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는 다시 오지 않았고, 대신 다른 종업원이 와서 그의 자리였던 곳에 앉았습니다. 그는 제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했고 제가 어서 술을 마시고 가 주기를 바라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불편해져서 테이블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고 가라오케를 나왔습니다.
집으로 가는 동안, 저는 온통 그 미청년에 대한 생각뿐이었습니다. 상냥한 미소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던 세심함과 배려.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찰나의 느낌이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저는 핸드폰을 꺼내 그에 대한 느낌을 글로 적었습니다.
다음 날, 수업이 없는 날이어서 집에서 쉬다가 담배를 피우러 잠깐 집앞으로 나왔을 때, 저는 야트막한 틈새에 피어 있는 민들레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민들레를 본 순간, 어제의 그 미청년이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와 공책을 펴서 글로 적었던 것들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그 청년을 민들레로, 저를 하이에나로 대치시켜 하이에나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품어준 민들레의 아름다운 마음을 시에 표현했습니다.
아직도 이 시를 보면 그 미청년의 미소가 생각이 납니다. 그는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잘 지내고 있겠지요. 민들레같이 예쁘고 사랑스러웠는데, 하이에나는 그 생명력 넘치던, 화사했던 민들레 청년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