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는 날마다 춤을 춰요.
한 마리 새 처럼 한 줄기 바람처럼.
지오가 춤을 출 때면
지나가는 바람이 다가와
곁에 머물러 줬어요.
"나처럼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하늘 끝까지 손을 쭉 뻗어봐."
바람이 말했어요.
손 끝에 스민 바람이
점점 몸속으로 퍼졌어요.
바람을 따라온 햇살이
반짝반짝 심장을 파고들었어요.
쉬이 쉬이 슈욱 슉
지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손을 움직일 때마다 바람이 일렁거렸지요.
때론 고요하고 평온한 바람이
때론 폭풍처럼 거칠고 슬픈 바람이
지오의 몸을 감쌌어요.
지오는 오늘도 춤을 춰요.
바람과 함께.
바람을 따라온 햇살과
구름과 함께.
어릴 때 지오는 날마다 춤을 췄다. 밥 먹다 말고 숟가락 팽개친 채 춤을 췄고, 라디오에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표정이 싹 바뀌며 춤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도로 위에서 맨발로 춤추던 모습도 기억한다. 주위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다 한때. 지금은 춤추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흥에 취해 춤추고 노래하는 나를 몹시 부끄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