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풀 May 26. 2020

바람과 춤추는 아이



지오는 날마다 춤을 춰요.







한 마리 새 처럼 한 줄기 바람처럼.





지오가 춤을 출 때면

지나가는 바람이 다가와

곁에 머물러 줬어요.






"나처럼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하늘 끝까지 손을 쭉 뻗어봐."


바람이 말했어요.



손 끝에 스민 바람이  

점점 몸속으로 퍼졌어요.




바람을 따라온 햇살이

반짝반짝 심장을 파고들었어요.






춤추는 지오






쉬이 쉬이 슈욱 슉



지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손을 움직일 때마다 바람이 일렁거렸지요.


때론 고요하고 평온한 바람이

때론 폭풍처럼 거칠고 슬픈 바람이

지오의 몸을 감쌌어요.



  지오는 오늘도 춤을 춰요.


바람과 함께.

바람을 따라온 햇살과

구름과 함께.







 어릴 때 지오는 날마다 춤을 췄다. 밥 먹다 말고 숟가락 팽개친 채 춤을 췄고, 라디오에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표정이 싹 바뀌며 춤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도로 위에서 맨발로 춤추던 모습도 기억한다. 주위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다 한때. 지금은 춤추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흥에 취해  춤추고 노래하는 나를 몹시 부끄러워한다.                                                  

이전 09화 흐르는 물과 함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