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의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난 주저 없이 산책이라 말하고 싶다.
집 밖으로 나오면 어서 오라 손짓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숲을 통과하는 고즈넉한 오솔길,
콸콸콸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걷는 계곡길,
논두렁 밭두렁으로 이어지는 마을길,
마당을 지나 뒷산으로 오르는 길 등.
어디에나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다.
이름 모를 풀꽃들, 새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
지금껏 내가 알지 못한 아름다움이 길섶마다 놓여있었다.
솔멩이골에 내려온 첫해에 아기가 생겼다.
점점 커져가는 내 우주 안에서 한 생명이 두둥실 발길질을 한다.
내 안의 작은 생명에게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날마다 배 속의 아기와 함께 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