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라자스탄 지역의 낙타 축제는 인도 사람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었다. 먼지 펄펄 날리는 허허벌판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에 릭샤를 타지 못하고 낙타 축제가 열리는 곳까지 걸었다. 사막 도시의 한 낮은 더웠다. 게다가 먼지와 많은 사람들 속에 뒤섞여 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낙타 퍼레이드를 한다는데 더위와 먼지 속에 앉아 무작정 기다리기를 포기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발소에 들렸다. 그 옛날 어렸을 적 이발사는 솔로 비누거품을 풍성하게 바르고 가죽끈에 면도날을 갈아 면도를 했다. 그런 이발소에서 면도를 하기 위해 의자를 뒤로 젖혔다. 칼이 목젖을 핥고 지났다. 그 이발사는 내가 입은 똥 싼 바지를 보고 이런 옷은 인도 사람들도 안 입는다고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인도 사람들 눈에 한복 입고 시골마을 여행하는 외국인처럼 보였을 것이다. 오늘부로 낙타 상인 같은 옷은 그만 입기로 했다.
점심은 라자스탄의 ‘탈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데저트 보이스 다니’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정원이 있고 커다란 나무가 중앙에 그늘을 만들어 냈다. 그 아래에 자리를 잡고 탈리와 짜파티를 주문했다. 짜파티를 손으로 찢어서 각 종 소스를 찍어서 먹었다. 서툴러서 손이 너무 지저분해졌다. 음식 묻은 손가락을 계속 빨아대니 손끝이 아려왔다. 손으로 먹는 것을 그만두고 화장실로 가 손을 씻었다. 보기는 쉬어 보이던데 손으로 먹는 것도 요령이 필요했다. 젓가락으로 먹는 것보다 손가락을 이용해 먹으려면 손가락을 더 정교하게 움직여야 했다.
점점 기울어가는 해가 비좁은 골목길 틈새를 넘어왔다. 시간이 점점 느려지듯 그림자가 늘어졌다. 인도에서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알아갈수록 내 뒤를 따르는 그림자는 더욱 움직임이 느리고 더디어졌다. 골목길에 비친 조각난 햇살과 그림자가 길 위에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 얼굴의 생김새가 서서히 사라지는 순간순간을 신기한 듯 보며 구석에 앉았다. 몇 줌 안 남은 햇살에 기대어 달리 할 일도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가만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