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패러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만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강머리 앤
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자라.
고아 소녀 앤 셜리는 실수로 농장 일을 도와줄 남자아이를 입양하려던 커스버트 남매(마릴라와 매슈)의 집, 그린게이블스에 오게 된다. 노래가사처럼 빨강머리에 주근깨가 가득한 앤은 상상력이 넘치고 수다스럽다. 마릴라는 그런 앤이 탐탁지 않지만, 다시 돌려보내지 않는다.
상상력이 풍부한 앤은 바닷가를 보며 자신이 전설 속의 공주라고 상상하고, 학교 근처에 있는 큰 버드나무를 보고 요정이 사는 집이라고 상상한다.
내가 아홉 살 무렵쯤이었나. 내 방 창문 밖으로는 바위가 많은 산이 보였는데, 멀리서 보면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듯 보였다. 나는 그곳에 작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상상하며 혼자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놀곤 했다.
어른이 된 지금의 나는 주말마다 로또를 사며 당첨되면 무엇을 살지, 어디로 여행을 갈지 상상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공상이지만, 아홉 살의 나와 지금의 나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상상하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다는 것이다.
지쳐있는 일상 속에 작은 위로가 되는 앤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찾아야겠다.
달달한 크림이 듬뿍 올라간 크림라떼 한 잔과 짭짤한 소금빵 하나면 지금 이 순간,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