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파티를 맞이하는 얼굴, 우리집 에이스
홈파티 일순위 요리, 라자냐
저희 부부는 홈파티를 주선하여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와 와이프 모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정성 가득 만든 요리를 보며 좋아하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도 닮았습니다. 그래서 손님들을 집으로 종종 초대하였고 코로나19로 외부 모임이 어려워지며 본격적으로 늘어난 홈파티 횟수는 결혼을 하며 쭈욱 이어졌습니다. 요즘에는 집들이를 잘 하지 않는 회사 동료들 까지 해가며 한동안 캘린더 주말은 빈틈이 없도록 손님들을 초대하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토록 많은 홈파티가 가능했던 이유는 우리가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라기보다 한 번에 한 커플 내지 소수의 인원만을 초대했기 때문입니다. 오손 도손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 4명을 넘어가면 사람이 많아져서 집중이 안 되는 이유도 있고, 길지 않은 시간 한 두 명의 사람과 깊은 교감을 가지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많은 인원을 초대하지 못하는 큰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정성 어린 홈메이드 요리로 많은 인원을 대접하기에 아직 저희의 요리 역량이 미치지 못해서 인데요. 둘이 사부작대며 소량의 음식을 만들고 먹던 것과 손님을 응대하기 위해 대량의 요리를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수준의 요리 실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파스타 하나를 만들라고 하면 여유가 있는데 동시에 두 가지 파스타를 하라고 하면 갑자기 멘붕이 오기 시작합니다. 왜이렇게 시간에 쫒기는 것인지. 우물쭈물하다 요리가 더 타거나, 줄어들거나, 식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해매다 보면 정신이 쏙 빠집니다.
그래서 홈파티 요리 준비에 있어서 생명은 메뉴 선정과 시간 관리입니다.
하지만 몇 명의 손님이 오더래도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는 요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라자냐입니다.
라구 소스를 미리 준비하였다가 손님이 오는 시간에 맞춰 오븐에 넣으면 되는 라자냐는 시간관리가 아주 수훨한 음식입니다.
또 피자나 파스타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막 오븐에서 나온 노릇노릇하면서도 살짝 겉이 탄듯한 라자냐의 비주얼은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아주 제격입니다.
거기에 적당한 산미의 레드 와인을 페어링하여 내놓으면 일단 반응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집에서 라자냐를 전담하는 요리사는 와이프입니다.
그녀가 제일 처음 만들어준 요리
지금의 와이프와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아직 그냥 아는 사람으로 지내던 시절. 그녀는 아는 사람들과 함께 홈파티를 하자며 저를 집으로 초대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처음 집으로 초대한 날에도 그녀는 맛있는 라자냐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예상 못한 홈메이드 라자냐의 비주얼에 자못 감동하기도 했지만 그 첫 한 포크 가득 입에 넣으며 느꼈던 맛도 너무 훌륭 하였습니다.
근래에는 파스타 전문점에서도 라자냐 하는 곳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 지는데 집에서 이 정도 수준의 라자냐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더욱 놀랐습니다.
사람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물을 만났을 때 감동이 배가 된다고 하는데 그 예상치 못했던 라자냐가 저에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때의 좋은 추억이 인연으로 이어져 그녀가 혼자서 준비하던 홈파티를 이제는 함께 준비합니다. 함께 요리를 준비하며 라자냐 만드는 것을 도와주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이 음식 생각보다 만들기는 단순한데, 보기보다 준비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라자냐는 단순한 요리이지만 그 베이스가 되는 라구소스를 만드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갑니다.
라구소스를 만들기 위해 손질해야할 기본 재료도 재법 있고, 기본적으로 2~3시간은 끓여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요리에 가득 들어간 준비하는 사람의 ‘정성’이, 초대받은 손님들에게도 ‘감동’으로 전해지는 음식이 라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집으로 초대하는 소중한 지인들에게 우리의 정성 어린 마음을 전하고 싶어, 지금도 저희 집을 첫 방문하는 손님에게 내어주는 요리는 무조건 라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