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뿔과 돌다리

by 간질간질

미국 대선

돌멩이는 틈틈이 미국 대선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사실,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돌멩이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없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중요하게 다루기 때문에 보는 것인지, 아니면 결국 직간접적으로라도 한국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준비를 하려는 건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모든 미디어에서 이야기를 하니 보고 있다. 트럼프는 아는데 바이든은 모른다. 상관없다. 옛날 조선시대 때도 중국의 황제가 누군지 모르지만 중국의 황제가 조선 백성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대한민국의 국민은 미국의 대통령의 이름이 뭐가 됐든 미국 대통령 영향을 받을 것이다.


돌멩이는 미국식 선거가 이상했다. 잘난 척하는 인간들의 재수 없는 말이면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 있다. '내가 맞다면 맞다'라는 식의 어법과 행동들. 미국이 딱 그렇다. 미국의 선거는 다른 나라의 사례와 다르다.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미국은 그렇게 한다. 마치 전 세계가 미터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은 독자적인 도량형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아쉬운 쪽이 따라야 하는 것이 진리다. 전 세계 사람들은 미국의 도량형을 익힌다. 직구를 할 때 신발의 치수를 알 수 없어 늘 고민한다. 이런 내용을 정리한 블로그를 뒤진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것이다. 그저 미국이니까 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미국식 인치나 마일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을 뿌듯해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성은 미국의 복잡한 대선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누가 인정할까?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각각 선거인단을 뽑고, 각 도에서 다수를 차지하면 해당 도의 선거인단을 다 가지는 방식. 그래서 미국 대선에서는 총득표가 높아도 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종편에서 하루 종일 떠들 것이다. 아무튼 미국은 그렇다. 미국이 그렇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미국 대선이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바이든이 유리하다는 기사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 개표 내내 트럼프의 선전이 놀라웠다. 사실 이전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힐러리와 맞붙었던 첫 번째 대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힐러리가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겼다.

이때 '샤이 트럼프'라는 말이 유행했고, '샤이 XXX'라는 말이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한참이나 유행했다. 지금도 가끔 쓰인다. 여론조사 기관은 바보가 되었다. 4년 뒤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은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매우 조심스럽게 발표했을 것이다. 그리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돌다리가 무너졌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돌다리가 이번에도 배신을 했다. 두들기는 방법이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두들기는 세기가 너무 심해서 무너졌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직 확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누구도 확정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한 사람만은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소뿔도 단김에 빼라

돌다리를 두들기던 여론조사 기관과 달리 트럼프의 행보는 재빠르다. 벌써 '승리 선언'을 했다. 그리고는 '소송을 진행하겠다'고도했고 '개표를 중단하라'고도했다. 트럼프의 우격다짐과 유리함을 마음껏 이용하는 자세로 이미 소뿔을 잡아 뺀 것이다. 소뿔을 빼다가 소가 죽을지도 모르겠다.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이란 소가 죽든, 미국인이란 소가 죽든 트럼프는 단김에 뺐다. 요즘 의료기술이 발전했으니 문제가 되면 다시 뿔을 소에게 심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순순히 소뿔을 돌려줄리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돌멩이는 심드렁하다. 그냥 결과가 나왔을 뿐이다. 스포츠 경기 한 판을 보듯 관전을 했을 뿐이다. 돌멩이의 머릿속에는 소심하게 하지 말라는 '돌다리'속담과 적극적으로 하라는 '소뿔'의 속담이 서로 맞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멩이는 올해 목표 달성에 시달리는 현실이 더 급했다. 한 편의 스포츠 경기를 봤으니 다시 현실의 매출을 메꿔야 한다. 트럼프가 재벌이지만 천조국 미국의 대통령이지만 당장 올해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늘 그렇게 세상의 일과 돌멩이의 삶은 관련이 없지도 있지도 않게 흘러간다. 저녁 6시가 되기 전에 어두워지는 하늘. 그래서 겨울은 더 춥고 더 스산하고 더 외롭고 더 우울하다. 돌멩이는 술이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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