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 빈의 법칙 -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가 아직도 나의 마음속 깊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이것이 실화라는 것뿐만 아니라 아빠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럴 것이다. 내가 아들에게 하고 싶은 삶과 희망, 꿈에 대한 이야기를 윌 스미스가 나를 대신하여 그의 아들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주인공 크리스 가트너 (윌 스미스 역)는 정말 바닥까지 떨어지는 인생을 산다. 아내는 떠나고 사업은 실패하고 집세 및 각종 세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해 빛 독촉에 시달리다 결국 집에서 쫓겨나는 최악의 인생을 산다. 이런 상황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아들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윌 스미스의 메소드 연기에 가끔씩 눈물을 훔쳐냈다. 이상하게 나쁜 일은 비바람이 같이 몰아치는 태풍처럼 동시에 다발적으로 폭발하듯이 일어난다. 사업이 잘 안될 때 누군가가 아프다 던지, 돈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 사기를 당한다거나.
이런 인생의 법칙을 나는 입사 후에 겨우 깨달았다.
입사 초년 시절에 힘들어했던 것 중 하나가, 나쁜 일이 하나 터지면 숨 쉴 틈을 안 주고 동시 다발적으로 나쁜 일들이 계속 발생된다는 것이었다. 하나 처리하기도 힘든데, 첫 번째 문제를 인지하자마자 또 다른 문제가 발생이 되고, 잠시 후에 또 다른 문제가 나를 괴롭힌다. 상사한테서 혼나고 있는 도중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이 되어서 나의 혼을 쏙 뺏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이런 현상을 잘 알기 때문에 나쁜 일이 한 건 발생이 되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다.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트를 탈 때 최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하면 덜 무섭듯이, 미리 나쁜 일이 연달아 발생될 것이라며 스스로 마음을 달랜다.
연속된 나쁜 일 때문에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이렇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면 덜 당황하게 된다.
나는 이런 현상을 90년대 코미디물 '미스터 빈'의 일상을 보고서 ‘미스터 빈 현상’이라고 명명해 보았다. 나름 '미스터 빈 현상'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하였다.
동시에 나쁜 일이 터지면 모든 것을 머릿속에 넣어두지 않고, 하나씩 내가 풀 수 있는 것만 생각해서 해결한다는 것이 바로 그 대응책이다.
사람은 당황하게 되면 우왕좌왕하면서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쉽고 간단한 일도 당황하는 순간에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이 되어 버린다. 접시물에 빠져 죽는다는 말이 아마 이래서 나왔을 것이다. 이런 것은 심리적인 문제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다면 충분히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런 난관을 헤쳐 나갈 때 사용했던 방법이다. 이런 식의 접근 방법은 문제 해결 시간도 훨씬 단축시킨다.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생각을 하면 해결책이 잘 떠오르지 않지만 한 문제만 생각을 하면 이런저런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어 있다.
나쁜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이런 현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고통을 느끼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 인간은 한 단계 성장을 하는 것 같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수 없이 많은 미스터 빈 현상을 견뎌 왔기에 조금 더 단단한 나로 지금의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