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딘 칼이 굳은살을 만든다.

굳은살은 노력이 아닌 미련의 상징.

by 김대영

굳은살은 고통의 결과물이자 노력의 흔적이라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미련한 시간은 있다. 처음이라는 낯선 단어가 나를 보호하는 시간이 그렇다. 모든 것이 서투른 때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주방에서 일을 시작하고 손이 가장 먼저 힘들다고 투정을 부린다. 여린 살들이 쓸려 단단해진 것이다.


굳은살이 생긴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취사병으로 군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에도 손에 굳은살이 잡혔다. 그때는 내가 얼마나 많은 칼질을 하는지 보여주는 훈장인 마냥 주변 사람들한테 자랑하듯이 보여줬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오랜만에 손에 굳은살이 잡혔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 단단함을 자랑하지 않는다. 처음이기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고, 요령이 없기에 힘을 쓰는 것이다.


새로운 주방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갈지 않은 칼을 쓸 때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았다. 들지 않는 칼로 단단한 재료를 손질하니 굳은살이 잡히는 것은 당연했다.


모든 것이 서투르고 어색할 때 우리는 잘하고 싶다. 잘 보이고 싶다. 그래서 힘을 주게 된다. 미련한 굳은 살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은 항상 서투르다. 이것을 인정하고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날카로운 칼을 만드는 것이다. 칼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더 이상 굳은살은 노력의 상징이 아니다. 미련함의 상징이다. 칼질을 잘하고 싶으면 무작정 재료부터 잡는 것이 아니라 칼부터 갈아야 한다.


무딘 칼이 굳은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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