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외식업 대표는 산업의 맥락을 읽는다
"왜 어떤 가게는 줄을 서고, 어떤 가게는 텅 비어 있을까?"
성공한 대표들을 섭외하는 나의 일은,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이다. 생각해 보면 이 일은 책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 큰 제목을 정하고, 주제를 고르고, 그 내용을 채워줄 적임자를 찾는다. 강연 속 '성공사례'는 그 빈칸을 채우는 문장이자,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성공사례 안에는 그들만이 가진 공통점이 있었다.
외식업에서의 성공을 단순히 매출이나 확장으로만 정의할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팬'을 만드는 것이다. 외식업에서 팬은 단골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이다. 이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매장은 단순히 맛있어서가 아니라, 그 가게의 태도와 철학에 끌렸기 때문이다. 외식업은 결국 사람의 본능과 취향이 중요한 산업이라,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이 삶을 다루는 태도와 철학이 묻어 나온다. 그렇기에 외식업은 사람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사업이며,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중요한 지점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 '매력'을 만드는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성공한 대표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고객 관점에서 산업의 맥락을 읽는 습관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것. 생산자의 자리에서만 보지 않고, 소비자의 눈으로 계속 바라본다. 그리고 그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누구에게 얼마나 선택받는가"가 외식업의 본질이라면, 그 선택의 기준을 고객의 눈에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다.
소비자는 가르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계도하거나 설득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가끔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고객이 낯설어하거나 신기해하는 걸 좋은 반응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관심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외식업은 화려함보다 '거슬리지 않는 편안함', 그리고 '기본기에서 오는 만족'이 중요한 산업이다. 사람들이 어떤 가게를 다시 찾지 않는 이유를 떠올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위생이 불안하거나, 맛이 없거나, 서비스가 좋지 않아서다.
기본이 무너진 곳은 오래갈 수 없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정확하게 안다. 어떤 고객을 향해 사업을 하는지, 그 고객의 취향과 생활 패턴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같은 가수라도 트로트 가수와 아이돌의 팬층이 다르듯,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그저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 매장과 브랜드마다 원하는 고객을 정확하게 명중시키고, 그 명중이 연속되면서 그 사람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스타일은 매력이 되어 팬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 대표는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공간으로 풀어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시기에, 마치 현지에 있는 듯한 매장 분위기와 메뉴로 사랑을 받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여행 수요가 외식업으로 흘러가는구나.'
또 다른 대표는 불경기로 길거리 상권이 힘들어질 때, 백화점과 몰 같은 고정 유동인구가 있는 곳에 집중했다. 소비 심리가 위축돼도 그 공간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몰렸다.
결국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고객의 욕망이 어디로 흐르는지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그런 치열함 없이 남의 성공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도 봤다. 그러나 나는 외식시장에서 그들을 오래 볼 수는 없었다. 단순히 그들의 선택과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을 했던 과정과 산업을 읽는 맥락을 보는 것이 어쩌면 성공한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전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외식업은 경쟁의 구도로 보면 전쟁에 가깝다.
하지만 맥락과 흐름의 빈틈을 찾는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기회의 시장이다. 꼭 큰 자본만 이기는 싸움이 아니다.
산업의 맥락을 읽는 힘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외식매장을 만들고 운영하는 대표에게 누군가 물어봤다.
"어떻게 매번 그런 생각을 하고, 기획을 할 수가 있으세요? 그런 감각을 키우는 방법이 있나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대신 이 외식업이라는 주제에 대해 꽤 집요하게 달라붙어서 고민하고 생각했던 경험과 습관이 지금의 '감'을 만들어낸 거 같아요. 제가 알고 있는 실력 있는 외식업 전문가들은 대부분 그런 경험들이 있고, 또 그런 특징들이 있더라고요."
당신은 줄이 길게 선 맛집을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기다리며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왜 그곳에 사람들이 몰리는지 관찰해 본 적이 있는가? 많은 외식업 종사자들이 그 모습을 보며 "저건 소비자 수준이 낮아서"라거나 "저 정도는 아닌데"라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내려치기다.
물론 나도 그 부분에서 당당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현실을 부정하는 패배자의 태도다. 고객이 줄을 서고 있다는 건, 줄을 설 만큼의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고객의 눈높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집요함의 태도가 아닐까?
"줄을 서는 맛집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절대 줄 세우는 맛집을 만들 수 없다."
외식업의 성공사례는 어쩌다 걸린 운 좋은 사람들의 화려한 무용담이 아니다. 산업의 맥락 속에서 자기 길을 집요하게 읽어내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해석하는 힘, 그것이 진짜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중요한 성공의 노하우가 아닐까?
줄 서는 가게의 비밀은 결국 하나다. 고객이 왜 줄을 서는지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