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험 접수와 달리 취준생들에겐필기시험을 볼 자격이처음부터 주어지지 않는다. 그전에 자기소개서에 회사에 대한 철저한 자료조사와 내가 살아온 인생을 녹여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 종일 독서실에서 필기시험 공부를 한다. 과목도 회사마다 들쑥날쑥이다. 기본 인적성 시험에한국사 시험을 보는 기업도 있고, 시사경제를 보는 기업도 있고, 관광학을 보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몇 점 차이로 시험만 붙는다고 좋아할게 아니다. 그저 면접 볼 자격이 주어지는 것일 뿐, 그때부턴 또 제로베이스니까. 면접은 보통 최대 3차까지있고 그렇게 최종적으로 뽑히는 사람은 종종 한 자릿수라사실상 말실수 한 번에 아웃될 수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회사 하나에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이 투입된다.
회사가 여러 개라는 뜻은 이 끔찍한 작업을 수십 번씩 반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상황을 얼마나 쉽게 생각했으면 '회사가 하나도 아닌데 괜찮지 않냐'는 말이 나올까 싶어 순간 울컥했었다. 그 '많은' 회사 중에 왜 한 군데도 못붙는지, 어차피 기회가 '많이' 남아있는데, 떨어지면 그냥 다른데 '또' 쓰면 되는데 왜 상심하는지이해 못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사람들이 그땐 참 원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