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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조각사 Jan 26. 2024

프롤로그 써보기

거기, 있었다는 건

이 책은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추억과 시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답해보는 에세이 격의 책이다.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이라고 한다면, 그냥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철학이다. 따로 고지식하거나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사는 것을 그냥 살지 않고, 왜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 그게 철학이다. 하지만 그 답이 너무나 개인적이고, 너무나 깊은 통찰과 고찰의 결과이기에 그 해석이 매우 어려울 뿐이다.


헌데 나는 그게 좀 쉬웠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학자는 '리처드 파인만'이다. 23년에 나왔던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오펜하이머]라는 영화 속에서 그를 찾다가 단 두 마디의 대사에 웃겨 죽을 정도로 그의 팬이다. 그는 설명을 위해 만든 다이어그램으로 양자전기역학을 완성하는 업적을 달성해 노벨상을 받게 된다. 사실 양자전기역학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그는 더 많은 수학적 계산을 하기보다 쉽게 설명하는 걸 좋아했고,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공상하고, 실제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과학자이고, 그 삶에서 가장 그 다운 방식으로 업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나는 그를 추종한다. 혹은 추종이 아니라 우연히 결이 맞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철학을. 내 답을 조금 쉽게 풀어보려고 한다.


또한 나는 니체와 쇼펜하우어, 에머슨 같은 강인한 철학을 추구하는 철학자들에게 많은 영감과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나는 이들의 철학조차 파인만처럼 쉽게 설명하기를 좋아하고, 어쩌면 강압적이고 무섭다고 느낄만한 그들의 언어를 따듯하게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는 뭐 엄청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지금 여기에 서서 겨우 25의 나이에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해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 삶의 이정표도 아니고 정답도 아니다. 그저 24에서 25로 넘어가며 사유했던 결과를 모아둔 기록물일 뿐이다. 그리고 이때 내가 가장 몰두한 것이 무엇이냐를 물어보면 첫째는 추억이고, 둘째가 시간이다.

비단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뿐만이 아니다. 어떤 질문이든 답을 내리고자 한다면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의 변화에 따라 답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모든 과학자들은 절대적인 답을 염원했지만 절대시계(뉴턴)는 없었고, 상대적 시간(아인슈타인_상대성 이론)만이 존재했던 것처럼 답이라는 것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지금 여기에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가장 몰두하고 있는 추억과 시간이라는 기준, 추억과 시간이라는 렌즈를 끼고 왜 살아야 하는가를 답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말이 꽤 길었다. 사족이 긴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답은 이미 당신에게 정해졌다.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들과 쌓아온 추억에 있다. 즉 발자취에 그게 담겨있다.


그래 당신이 거기에 있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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