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부수다
책 [거기, 있었다는 건]은 총 4권의 파트가 엮이는 책이고, 그중에 첫 파트가 바로 '카이로스'라는 파트입니다. 현재 작업마무리, 전시준비, 사진책 인쇄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고, 제 머리도 메모리 부족에 시달리느라 뭔가 자꾸 깜빡하고 휴대폰 책상 위에 올려두고 가방 뒤지고 그러면서 열심히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쨌든 긴 우여곡절을 넘어 드디어 첫 결실 앞에 거의 다 와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곳, 전시에서도 사진책에서도, 작업을 소개해야 할 날이 왔습니다. 지금도 매 순간 감격을 하고 있는데,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요새는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말도 많이 더듬고 정말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데. 그럼에도 작품들을 내놓을 날이 기대가 되고 설레고 그런 상태입니다.
똑같은 말을 두 문단 째이었던 거 같지만 별 상관없습니다. 이 글이 작업하면서의 고뇌와 동시에 저에게 숨 돌릴 시간을 주고 있는 그런 지금의 모든 상황을 솔직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거면 됐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쓰도록 하지요.
그럼 이젠 돌아가서 정말 '카이로스'라는 작업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Kairos' - 시간을 부수다. _ 전시 버전
이번 전시는 시간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입니다. 측정 가능한 '크로노스'와 대비되는 '카이로스'는 가늠할 수 없는, 결정적인 순간을 의미합니다. 이 전시는 그 순간을 포착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의 본질을 의심하고 새롭게 바라봅니다. '크로노스'는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시간의 개념과 유사하지만, '카이로스'는 과거에 존재했으나 이제는 희미해진, 순간적인 시간의 개념입니다. 그 잊힌 개념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려 합니다. '카이로스'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시간에 대한 사유는, 다음 작업들에서 ['크로노스 - 시간을 인정하다.'], ['생에서 사로 이어진 시간 - 시간을 잇다.'], [‘순환하는 시간' - 시간을 반복하다.]로 확장됩니다. 우리의 존재와 시간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연결되면서도 독립적인지를 탐구하며, 우리는 시간 속에서 부수고, 인정하고, 이어지며, 반복되는 끝없는 여정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음을 깊이 있게 성찰할 것입니다.
●'Kairos' - 시간을 부수다 _ 사진책 버전
이 사진책은 시간에 대한 오랜 고민의 흔적입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측정하는 시간, '크로노스'는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시간의 개념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는 '카이로스'는 가늠할 수 없는 순간들로, 과거에 존재했으나 이제는 희미해진 시간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책을 통해 여러분은 그 순간들을 포착한 이미지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이 잊힌 시간의 개념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존재가 시간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고, 또 어떻게 독립되어 있는지를 천천히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카이로스'를 시작으로, '크로노스 - 시간을 인정하다, ' '생에서 사로 이어진 시간 - 시간을 잇다, ' 그리고 '순환하는 시간 - 시간을 반복하다'라는 주제로 확장된 탐구가 이어집니다. 시간과의 끝없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부수고, 인정하며, 이어지고, 반복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요렇게 카이로스 전과 작업은 크로노스와의 대비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앞으로 이어질 시간에 대한 사유를 하기 위한 첫 단계로 부수면서 시작하는 점, 그리고 인정하고 이어지며 반복되는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기대감을 암시하는 정도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고민인 부분이, 작가 소개나 약력 이런 걸 적어야 하는데 그것도 너무 어려워요..
●사진작가 김민규
'추억조각사'라는 이름으로 3년 동안 사진 작업을 해온 저는, 사진을 단순한 회상의 도구가 아닌 현재를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깁니다. 제 작업은 추억이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순간을 기록함으로써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 온 작업의 끝에, 저는 피사체에게 현재 자신에 대해 묻고,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 내용을 녹음하여 전달합니다. 이렇게 기록된 대화는 그날의 그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데 사용됩니다. 기록된 순간들은 굴곡에서 멈췄을 때,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때, 도착지점이 보이지 않고 똑같은 풍경이 펼쳐질 때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내면에 존재해 왔던 시간에 대한 깊은 궁금증과 본능적인 끌림은 타인의 추억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본질적으로 시간에 접근하고자 하는 욕구로 발전했습니다. 제 작업은 이 호기심을 풀어가는 과정 자체를 공유하고자 하는 예술적인 시도를 반영합니다. 시간과 기억에 대한 탐구는 단순한 시각적 기록을 넘어서, 사람들의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것을 새로운 의미로 재구성하는 데 있습니다.
됐다.. 다 해보았습니다!! 요렇게 해볼 거랍니다!!
사진작가.. 김민규입니다!
세 가지 버전의 소개들이 전부 꽤나 마음에 드네요 ㅎㅎ
오늘 작성해 본 이 소개들을 토대로 팜플렛부터 디자인해볼게요! 오늘은 작업과 작가를 소개하는 과정뿐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포스터 하나 올려두고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