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했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잡아먹는 운동을 명확하게 우선순위에서 배제했다. 잠도 가끔씩 후순위로 밀렸고(여드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추측된다), 브런치 글은 쓸 엄두조차 내지 못해 그냥 오늘 한 번에 4개를 몰아서 올려버렸다. 마감일자에 작업을 쳐낼 때마다 스스로에게 "나 이거 어떻게 했지?" 묻는다.
권태를 박살 내는 챌린지 중독
그런데 이상하다. 이 차력쇼가 너무 재밌다. 이민을 가면 삶의 질이 좋아진다는 말이 모든게 챌린지가 되어서 그렇다고 한다. 마트 한 번 가는거, 친구한 번 사귀는거, 문서 하나를 발급받는거. 반면 지금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모든 게 너무 익숙하고 평온해서 지독한 권태로움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창업가로서의 삶으로 전환하는 과정도 비슷한거 같다.다. 알바를 하며 평온하게 유지되던 삶의 궤도를 이탈하자, 매일매일이 낯선 챌린지의 연속이다.
당장 내 월급은 1원도 못 받으면서 남의 월급을 엑셀에 적어 넣는 예산 기획, 구글 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끝없는 메일 핑퐁, 처음 돌려보는 온라인 광고와 낯선 사람들을 대면하는 일까지.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나를 시험하는 챌린지처럼 느껴지고, 나는 어느새 이 다채롭고 숨 막히는 과정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더 뾰족한 몰입을 위한 '밸런스'
매주 "이걸 어떻게 해냈지?"를 연발하며 대견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냉정하게 이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대로 무식하게 갈아 넣기만 하는 삶이 정답일까? 아니다. 내가 추구하는 창업가의 삶에는 반드시 '밸런스'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밸런스는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쉬는 달콤한 워라밸이 아니다. 관계, 업무, 그리고 나 자신을 관리하는 영역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적 밸런스'다.
충동적으로 "오늘은 밤새워야지!", "오늘은 이걸 다 끝내야지!" 하며 에너지를 몰아쓰는 치우친 삶은 결국 부러지게 되어 있다. 오히려 루틴과 시스템으로 삶의 균형을 꽉 잡아둘 때, 더 흔들림 없는 사람이 되고 더 뾰족한 몰입을 끌어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흔들리지 않는 축이 있어야, 진짜 에너지를 쏟아야 할 곳에 미친 듯한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다이소와 도서관 알바를 모두 내려놓게 된다. (아마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게 될 것이다.) 온전히 내 사업에만 시간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내가 만들어둔 이 밸런스와 시스템이 과연 어떤 압도적인 효율을 뿜어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