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함이라는 원동력

- 조코딩 70만 해커톤 참여 후기 #2

by Collie Kim

어제 조코딩 해커톤 결과 발표가 있었다. 설 기간을 끼고 진행된 해커톤은 정말 역대급 규모였고, 멋진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1차 심사 과정에서 기준 통일이 안 된 이슈가 있었고, 공지사항에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항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고 있다.


크게 두 가지 이슈였다. 첫 번째는 공지 메일 오발송이었다. 혼란을 겪은 분들에겐 안타까운 실수지만, 솔직히 나는 별생각 없었다. 메일 보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다. 나도 어제 메일 잘못 보냈다.


문제는 두 번째다. 공지했던 심사 방식과 실제 기준이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원이 많아져 '제출한 영상'을 기준으로 심사한다고 했기에 나는 영상에 모든 공을 들였다. 그런데 내 영상의 조회수는 '0회'였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시간이 촉박했으니 이해는 간다. 하지만 개발 완성도, UI/UX 등 10점에 해당하는 항목은 영상을 보지 않고는 평가할 수 없는 지표였다. 나중에 텍스트로만 평가된 아이템도 있다고 투명하게 밝혀주신 점, 그리고 내 영상에 조코딩님이 직접 댓글을 달아주신 점은 진심으로 감사하고 리스펙트한다. 이런 기회의 장 자체를 열어주신 것도 고맙다.


하지만 영상에 리소스를 올인한 참가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상황인 것은 맞다. 나도 개발 완성도를 포기하고 텍스트에 더 리소스를 쏟았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까지 쓰다 보니 나쁘게만 보는 글이 될까 봐 주최 측에 대한 리스펙과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쉴드를 좀 치고 왔다. 하지만 나는 이 상황을 기꺼이 나쁘게도 볼 것이다. 왜냐하면 그 분노가 내 아이템과 스타트업의 성장에 완벽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상황에 불평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나는 이 서비스에 내 인생을 진심으로 걸고 있는 사람이니까.

나는 가난하지만, 가난해서 굶어본 적은 없다. 알바 두 개를 뛰면서도 먹고 싶을 때 치킨과 피자를 먹고, 가끔은 할인하는 1등급 꽃등심을 사 먹으며 겁나 행복해한다. 지금 쌓은 능력만으로도 적당히 안주할 수 있는, 진짜 '결핍'을 느끼기 어려운 시대다.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몰입하고 싶은 욕구가 늘 있었지만, 가끔은 그 적당한 안주함에 타협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해커톤의 결과가 나에게 서늘한 결핍과 '독기'를 쥐여주었다.


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억울함. 나는 오늘 완벽한 원동력을 하나 얻었다. 아주 고맙게도 말이다. 달콤한 성과를 얻었다면 거기에 취해 안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상황은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오기를 불러일으켰고, 나는 이 대회와 게임의 순기능을 제대로 누리기로 했다.


나는 원래 2주 뒤로 계획했던 론칭을 당장 이번 주로 앞당겼다. 진짜 미친 듯이 할 거다.


이해받지 못해도 상관없다. 기술이 발전하고 인간의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질 앞으로의 세상에, 내 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100명 중 1명이어도 좋다. 나는 이 시장에서 꼭 증명해 낼 것이고, 절대 카피조차 못 하게 만들어버릴 거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명예로운 실패를 기록하는 앞서간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직접 손으로 기록하는 자가 되려 한다.


오늘의 이 감정은 달콤한 열매보다 훨씬 희귀한, 잠시 씁쓸하지만 이내 각성효과를 주는 위험한 과일과도 같다. 나는 이 과일을 얻어 오늘도 행복하다.



(3월 첫째주 초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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