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보다 나은 후배의 지혜
눈을 떴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잠을 잘 못 잔 탓인지, 두통이 있었고,
전 날 먹은 저녁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도 더부륵 했다.
그럴수록 기분은 다운되고, 정말 출근하기가 싫었다.
그래도 너무나 익숙하게,
씻고, 옷을 고르고, 화장을 하고, 신발을 신고는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에서도 생각을 하기보다는, 재미있는 영상을 찾아보며 기분을 좋게 해 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조금 좋아진 기분이 무색하게,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기분이 다시 다운되었고, 두통은 더 심해졌다.
매일 해야 하는 업무를 해야 하니, 어찌어찌 일을 하고 있었다.
손과 눈으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온통 나의 생각은 이것뿐!
아~ 퇴근하고 싶다
출근한 지 한 시간도 안되었는데 벌써 퇴근이라니, 날 것의 나의 마음을
그나마 정신 차리고 있는 나의 양심이 뭐라고 하는 새에
사무실 저 멀리에서 옆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후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들리는 딱 한 마디!!!
그렇다고 출근해서 기분 나쁠 이유는 없잖아~~
아무래도 옆에 앉은 다른 직원이 출근했는데 기분이 나 빠보이기는커녕 기분이 좋아 보인다는 느낌의 인사를 건넨 것 같았다. 이런 찝찝한 인사에 쿨하게 받아치는 나의 후배.
오히려, 이날은 큰 보고도 없었고,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 마감일도 아니었다.
마음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업무상 연락이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 평소라면 마음 편히 출근을 했을 날이었다.
생존을 위해서든,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내가 선택한 일이 출근이지, 그 누구도 나의 등을 떠밀지는 않았다.
결국 내가 좋아서 출근을 해 놓고, 출근 탓을 하고 있던 것이다.
출근은 아무런 죄가 없다.
그냥, 그날의 나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이다.
몸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출근해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다.
후배의 말을 듣자마자,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은 저 멀리로 날아가 버렸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지혜를 후배로부터 얻은 감사함을 느끼고는 기분이 좋아졌다.
신기하게도 기분이 좋아지자 몸의 상태도 덩달아 좋아졌다.
인생은 모두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을 너무나 생생하게 느낀 이 날,
마음먹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마음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는 말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줘야 하듯, 마음에도 좋은 생각을 자주 해줘야 한다.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그로 인해 내가 아프지 않도록,
우리는 모두 나의 마음을 잘 보살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