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앞도 모르는 게 나라는 사람이다.
엄마는 언제부터인지 기억을 잘 못했다.
그리고 움직임이 둔해지셨고
모든 게 느려졌다.
깔끔하던 엄마가 조금씩 달라졌다.
배도 나오고 살도 쪘다.
엄마의 모습에서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가 왜 저러지?라고 답답해하기도 하고
내심 엄마가 불편했었다.
이제는 내가 깜빡깜빡한다.
아니 아예 기억을 못 하기도 하고 단어가 입에서만 맴돌고 생각이 안 나서
그저 그거 있잖아라고 말한다.
배도 나왔다.
아무 짓도 안 하는데 내 몸이 달라지고 있다.
58세가 되니 엄마에게 보이던 노인의 모습이 나에게 보이기 시작했다.
어? 내가 엄마처럼 보이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엄마처럼 안 될 줄 알았는데
똑같이 닮아간다.
엄마를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닮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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