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내 마음 같지 않은 나이가 시작되었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개그 콘서트라는 프로가 있었다.
개콘의 대부분을 좋아했지만 그중에 재미있어서 유행어를 따라 하던 코너가 있었다.
'흥! 내 맘 같지 않네'라는 코너였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이 내 마음이 기대한 만큼
못 미칠 때 실망한 어투로 '흥! 내 맘 같지 않네'라고 말을 하는 코너였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어쩌면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적이 많아서 더 공감이 되었고 더 웃겼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나도 저 유행어를 되뇌곤 했었다.
그러면서 남이 어떻게 내 마음 같겠어? 라며 자조했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나는 '내 맘 같지 않네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제는 남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 때문에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무엇을 해도 예전 같지 않은 나의 몸 상태가 나의 마음을 못 따라온다.
마음은 여전히 펄펄 뛰어다닐 것 같은데 내 몸은 정확하게 내 나이를 가리키고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 몸이 내 기대를 저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고사하고 내 몸조차도 내 기대를 저버린다.
내 나이 58세는 남은 고사하고 나와 맞추며 살아가는 연습을 시작해야 하는 나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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