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녕한가?

이젠 정말 나를 살아가야 하는 시간들이다.

항상 먹는 것에 진심인 나였다.

먹는 것을 좋아했고 음식에 대해서 모든 게 즐거웠다.

먹을 때만큼은 자기 취향이 분명한 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 생각보다 정작 나는 나의 음식취향을 잘 모르고 살아왔다.

더 심각한 것은 다른 사람과 메뉴를 정할 때 나는 이미 타인에게 맞출 때가 많았다.

내 취향을 모르니 지지할 것도 없었다.

먹는 것보다 입는 것에는 더 내 취향을 무시했었다.

편하면 일단 좋고 그다음은 잘 모른다.

그러니 입는 옷을 고르는 원칙이 없어서 쇼핑을 하기가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다.

나에게도 정말 사고 싶어서 샀던 것들이 몇 벌 있었고,

이런 옷들은 마르고 닳도록 입고 버릴 때도 누더기가 되어야 처분을 했다.

그런데도 매번 쇼핑은 그렇게 하질 못한다.

내 취향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니 옷을 구매하는 원칙은 충동구매가 되어버렸다.

나의 지갑 사정

그때의 내 감정

급하게 필요한 의상 등등

정말 내가 입고 싶은 게 어떤 옷인지 미리 잘 살폈어야 되는데 말이다.

먹고 입는 것이 이러니 나의 삶이 전체적으로 그랬을 것이다.

내 취향을 모르거나 알고 있지만 주장을 못하고 무언가 외부적인 힘에 끌리듯 살아왔던 것이다.

왜 내 인생에는 내가 아닌 것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걸까?

나도 모르게 내 울타리를 너무나 많이 열어놓고 살고 있었나?

늘 무엇인가 뒤치다꺼리로 바쁜듯한 인생이었다.

이러면 누군가를 내가 계속 돌본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돌봤다기보다는

그냥 나 혼자서 내가 아닌 무언가를 의식하면서 살아가느라 바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언젠가 나는 나를 의식하지 않고

먹고 입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러한 삶이 나를 너무나 지치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왜 내 삶을 사는데 결정의  지분을 내가 아닌 그 무언가에게 넘겨주고 살아가고 있을까?

이러한 사실이

최근 들어  내가 가장 이상하게 느껴지는  나의 삶의 형태였다.

정말 이 나이에 바꿔야 할 나의 삶의 태도가 있다면

나를 의식하고 사는 일이다

그리고 나를 잘 의식하고 사는 것이 진짜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돕는 첫걸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건강하고 좋은 노년을 맞이 하기 위해서  나에게 집중해야 함을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