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엘 Oct 30. 2022

미니멀리즘을 동경하다

지쳤다.

결혼후에 나는 줄곧 정리정돈에 헌신했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과 남편을 내조하는 것 보다도 더 헌신했다.

만약 내가 깔끔하게 잘 정돈하고 살아왔다면 헌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것이다.

고시공부를 수년간 하면서도 고배를 마시는 사람처럼 나의 정리 정돈이 그랬다.

열심히 하지만 성과가 별로 신통치 않은 그래서 더 용을 쓰는 대목 , 슬프지만 그게 나의 정리정돈이었다.

그렇게 수십년을 살아왔는데 58세와 더불어서 싫증이 왔다.

권태기보다 더 무서운 이별이다.

일단 내 몸이 지쳤다. 

그러니 이제 물건을 보면 몸서리가 쳐졌다.


언제인가 내 눈에 미니멀리즘에 들어왔다.

물건이 없이 사는 사람들. 집...아무것도 없어서 정리고 뭐고 필요없는 집...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차분해지고 어디선가 천상의 멜로디가 들리는 듯 가슴이 뻥 뜷린듯 시원해졌다.

정말 보기에 좋았더라는 성경구절이 생각이 났다.

그래 나도 미니멀리스트가 되는거다.

이제 정리하는 삶과는 이별이야

누구는 졸혼을 한다는데 나는 졸 정리정돈이다.


실력이 없으면 레벨을 낮추는 게 맞지.

정리할 물건이 없어야 내가 그 사슬에서 놓여날거라는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미니멀리즘을 동경하고 사모하고 실천하리라 결심했다.

이전 05화 아이스케키가 먹고 싶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